필 미켈슨(42·미국)
홀까지는 12m 떨어져 있었고, 그나마 중간에 언덕이 봉긋 솟아있다. 공이 놓인 위치는 그린 경계선. 필 미켈슨(42·미국·사진)은 몇차례 그린의 경사를 살펴본 뒤 과감하게 퍼팅을 했다.
퍼터를 떠난 공은 그린의 경계선을 따라 언덕을 올라갔다가 방향을 비스듬하게 바꿔 흘러 내려가기 시작했다. 거짓말처럼 경사면을 흘러가던 공은 지름 10.8㎝의 홀에 ‘쑥’ 빨려 들어갔다. 순간 그린 주변의 많은 갤러리들은 놀라움의 함성을 질렀고, 미켈슨 역시 두 손을 힘껏 올리며 우승을 확신했다.
미켈슨이 타이거 우즈가 빠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피닉스 오픈에서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선두를 지키며 화려한 우승을 차지했다.
미켈슨은 4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인근 스코츠데일 골프장(파71·7216야드)에서 열린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를 기록, 최종 합계 28언더파 256타를 쳐 2위 브랜트 스니데커(미국)를 4타차로 따돌렸다. 미켈슨은 피지에이 통산 41승을 기록하며 우승 상금 109만8천달러를 받았다.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선두를 지킨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은 2011년 유에스오픈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이후 2년 만이다.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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