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한 한국계 유에프시(UFC) 챔피언 벤 헨더슨이 지난달 31일 숙소인 서울 하얏트호텔 정원에서 주먹 공격 자세를 잡고 있다.
한국 찾은 ‘김치파이터’ 벤 헨더슨
한국인 어머니 둔 유에프시 챔프
태권도 바탕 연거푸 강자들 꺾고
세계최고 격투기 대회 정상 지켜“전통무술 담긴 스포츠로 봐달라”
4월말 라이트급 3차 방어전 예정 “인간의 역사는 어려움에 대한 투쟁과 극복의 역사이다. 격투기는 그런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스포츠이다. 그래서 열광하게 된다.” 차분하고도 논리 정연하다. 귀엽게 생긴 얼굴에 미소도 가득하니 여성팬들의 마음을 훔치기 충분하다. 강자가 우글거리는 세계 최고의 격투기 기구 유에프시(UFC) 라이트급에서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벤 헨더슨(30·미국)은 ‘김치 파이터’로 알려진 격투사이다. 유일한 한국(계) 챔피언이다. 주한미군과 한국인 어머니 김성화(50)씨 사이에서 태어난 헨더슨은 어깨와 허리에 한글 문신을 새겨 놓아 한국 격투기 팬들에게 더욱 친근감을 주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격투기 홍보차 서울에 온 헨더슨은 격투기에 대해 “이제는 싸움과 격투기를 명확히 구별하고, 스포츠로 격투기를 인식해 달라”고 했다. “격투기는 결코 선수들이 화가 나서 서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엄격한 룰이 있고 심판이 함께 하는 종합 무술 경연이다. 전세계 각 민족이 품고 있는 전통무술이 스며들어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태어나 줄곧 미국에서 자란 헨더슨은 어릴 때 어머니의 권유로 태권도장을 다녔다. 형과 함께 검은 띠도 땄으나 대학 졸업 때까지는 레슬링을 했다. 대학 졸업 뒤 경찰 시험에 합격했으나 우연하게 격투사의 길을 택했다. “어릴 때부터 한국인으로 살았다. 한국식 밥과 김치 등 한국 반찬을 먹고 성장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고교 3학년 때 한쪽 어깨에 ‘전사’라는 한글 문신을 새겼다. 네브라스카의 대나대학교(범죄사회학 전공) 1학년 때는 다른쪽 어깨에 ‘헨더슨’을 3학년 때는 허리에 ‘힘’과 ‘명예’라는 글을 새겼다. 그리고 오른손 손등에 ‘Psalm 144.1’을 새겼다. 이는 ‘시편 144편 1절’을 의미한다. “물론 크리스천이지만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시편의 시구처럼 ‘그가 네 손을 가르쳐 싸우게 하시며 손가락을 가르쳐 치게 하시도다’라는 말을 항상 되새기며 두려움을 없앤다”고 헨더슨은 설명한다.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 (한겨레캐스트 #36) 그렇다면 그는 경기장인 철망 안에 들어갈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까? 헨더슨은 “두려움보다는 기대감과 함께 오히려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낀다. 학창 시절 시험 공부 열심히 하면 시험이 즐겁지 않았나?”라며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다. 헨더슨은 격투기가 위험하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에도 불만이다. “격투기는 럭비보다 부상당하는 빈도가 낮다.” 하지만 헨더슨은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격투사의 긴장감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실 유에프시에서 뛴다는 것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 정상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헨더슨은 지난해 프랭키 에드거(미국), 네이트 디애즈(미국)를 차례로 꺾고 라이트급 챔피언 자리를 연거푸 방어했다. 헨더슨은 4월20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길버트 멀렌데즈(미국)를 상대로 3차 방어전을 치른다. “멀렌더스는 스트라이크포스라는 격투기 기구에서 오랫동안 라이트급 정상을 지킨 강자이다. 나하고 격투 스타일도 비슷하다”며 한국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챔피언에 오른 뒤 한국말로 “한국 팬들 마니마니 사랑해요. 어무니, 사랑해요!”라고 외친 헨더슨은 피 튀기는 사각의 링에서 욕설을 내뱉지 않고, 승리 후에도 상대방을 자극하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예의 바른 선수로 유명하다. 사진·글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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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말 라이트급 3차 방어전 예정 “인간의 역사는 어려움에 대한 투쟁과 극복의 역사이다. 격투기는 그런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자극하는 스포츠이다. 그래서 열광하게 된다.” 차분하고도 논리 정연하다. 귀엽게 생긴 얼굴에 미소도 가득하니 여성팬들의 마음을 훔치기 충분하다. 강자가 우글거리는 세계 최고의 격투기 기구 유에프시(UFC) 라이트급에서 정상을 굳건히 지키고 있는 벤 헨더슨(30·미국)은 ‘김치 파이터’로 알려진 격투사이다. 유일한 한국(계) 챔피언이다. 주한미군과 한국인 어머니 김성화(50)씨 사이에서 태어난 헨더슨은 어깨와 허리에 한글 문신을 새겨 놓아 한국 격투기 팬들에게 더욱 친근감을 주며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31일 격투기 홍보차 서울에 온 헨더슨은 격투기에 대해 “이제는 싸움과 격투기를 명확히 구별하고, 스포츠로 격투기를 인식해 달라”고 했다. “격투기는 결코 선수들이 화가 나서 서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엄격한 룰이 있고 심판이 함께 하는 종합 무술 경연이다. 전세계 각 민족이 품고 있는 전통무술이 스며들어 있다.” 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 태어나 줄곧 미국에서 자란 헨더슨은 어릴 때 어머니의 권유로 태권도장을 다녔다. 형과 함께 검은 띠도 땄으나 대학 졸업 때까지는 레슬링을 했다. 대학 졸업 뒤 경찰 시험에 합격했으나 우연하게 격투사의 길을 택했다. “어릴 때부터 한국인으로 살았다. 한국식 밥과 김치 등 한국 반찬을 먹고 성장했다. 그래서 한국에 대해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고교 3학년 때 한쪽 어깨에 ‘전사’라는 한글 문신을 새겼다. 네브라스카의 대나대학교(범죄사회학 전공) 1학년 때는 다른쪽 어깨에 ‘헨더슨’을 3학년 때는 허리에 ‘힘’과 ‘명예’라는 글을 새겼다. 그리고 오른손 손등에 ‘Psalm 144.1’을 새겼다. 이는 ‘시편 144편 1절’을 의미한다. “물론 크리스천이지만 강조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이 시편의 시구처럼 ‘그가 네 손을 가르쳐 싸우게 하시며 손가락을 가르쳐 치게 하시도다’라는 말을 항상 되새기며 두려움을 없앤다”고 헨더슨은 설명한다. ‘김치 파이터’ 벤 헨더슨 (한겨레캐스트 #36) 그렇다면 그는 경기장인 철망 안에 들어갈 때마다 두려움을 느낄까? 헨더슨은 “두려움보다는 기대감과 함께 오히려 기분 좋은 긴장감을 느낀다. 학창 시절 시험 공부 열심히 하면 시험이 즐겁지 않았나?”라며 여유로운 표정을 짓는다. 헨더슨은 격투기가 위험하다는 일반인들의 인식에도 불만이다. “격투기는 럭비보다 부상당하는 빈도가 낮다.” 하지만 헨더슨은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격투사의 긴장감을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실 유에프시에서 뛴다는 것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다. 정상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한순간이다.” 헨더슨은 지난해 프랭키 에드거(미국), 네이트 디애즈(미국)를 차례로 꺾고 라이트급 챔피언 자리를 연거푸 방어했다. 헨더슨은 4월20일 미국 새너제이에서 길버트 멀렌데즈(미국)를 상대로 3차 방어전을 치른다. “멀렌더스는 스트라이크포스라는 격투기 기구에서 오랫동안 라이트급 정상을 지킨 강자이다. 나하고 격투 스타일도 비슷하다”며 한국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다. 챔피언에 오른 뒤 한국말로 “한국 팬들 마니마니 사랑해요. 어무니, 사랑해요!”라고 외친 헨더슨은 피 튀기는 사각의 링에서 욕설을 내뱉지 않고, 승리 후에도 상대방을 자극하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는 예의 바른 선수로 유명하다. 사진·글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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