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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 포효…호주오픈 첫 3연패

등록 2013-01-27 22:39

3시간40분만에 앤디 머리 제압
대회 통산 4번째 우승 거머쥐어
노박 조코비치(26·세르비아)는 경기 후 두 손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코트 위 야수처럼 한참이나 포효했다. 마치 “내가 세계 1위”라고 소리치는 듯했다. 적어도 호주오픈에서만큼은 그를 당할 자가 없었다.

27일(한국시각) 저녁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남자단식 결승전. 세계 1위 조코비치는 동갑내기 앤디 머리(영국·3위)를 3시간40분 만에 3-1(6:7/7:6/6:3/6:2)로 제압했다. 지난해 유에스(US)오픈 결승전 패배를 되갚으면서 호주오픈 통산 4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남자 선수로는 호주오픈 사상 처음으로 단식 3연패의 ‘역사’ 또한 만들어냈다. 조코비치는 통산 6차례 메이저대회 우승 중 4번을 호주오픈에서 거두면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우승상금은 243만호주달러(27억원). 머리는 유에스오픈 우승 이후 2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했으나 조코비치라는 벽에 막혔다. 호주오픈 준우승만 3번째.

1, 2세트는 연속해서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벌일 정도로 팽팽했다. 하지만 3세트부터 힘의 세기가 기울었다. 경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머리의 오른발에 물집이 잡혔고 머리는 결국 압박붕대를 하고 코트에 나섰다. 4세트에서는 왼쪽다리 근육 경련까지 일어나면서 완전히 무너졌다. 이틀 전 열린 준결승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와 4시간 넘는 접전을 벌였던 피로도가 채 풀리지 않은 듯했다. 실책수는 조코비치가 61개로 머리(46개)보다 많았으나 조코비치의 노련한 경기 운영이 빛났다. 조코비치는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호주오픈 우승 트로피를 다시 품을 수 있다니 정말 놀랍고 굉장한 느낌”이라고 했다.

전날(26일) 열린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세계 1위 빅토리야 아자렌카(24·벨라루스)가 중국의 리나(31·세계 6위)를 2-1(4:6/6:4/6:3)로 꺾고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리나는 두차례 넘어지면서 왼쪽발목을 접질리는 불운으로 1세트를 따내고도 우승을 놓쳤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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