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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 넘어지는 불운…리나 준우승

등록 2013-01-27 20:32수정 2013-01-27 21:17

리나(31·세계 6위)
리나(31·세계 6위)
호주오픈 여자결승서 역전패
세계 1위 아자렌카 2년연속 우승
두번 넘어졌고, 우승도 놓쳤다.

중국 대륙의 자존심 리나(31·세계 6위·사진)가 26일 멜버른파크 로드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빅토리야 아자렌카(24·벨라루스)를 상대로 1세트를 따내고도 1-2(6:4/4:6/3:6)로 역전패했다. 2세트 초반 공을 받아치기 위해 몸을 틀다가 왼발을 잘못 디뎌 넘어진 게 화근이었다. 압박붕대로 발목을 동여매고 경기에 나섰으나 왼발에 힘을 싣지 못했고, 백핸드 다운더라인도 날카로움을 잃었다.

3세트에는 불운까지 겹쳤다. 2-1로 앞선 상황에서 호주 건국일을 기념하는 폭죽 수백발이 도심에서 터지면서 경기가 10여분 동안 중지됐다. 연속해서 게임을 따낸 리나로서는 좋은 흐름이 끊기는 순간이었다. 중단 뒤 다시 나섰지만 몸이 굳어버린 리나는 또다시 넘어졌고, 코트에 머리까지 부딪혔다. 이 때문에 어지럼증까지 느껴 트레이너로부터 동공 상태까지 확인받았다. 치료 뒤 코트에 섰지만 실책만 쏟아낸 리나는 1게임만 더 따냈다. 결승전에서 저지른 57개 실책 중 30개가 자신의 장기인 백핸드 샷에서 나왔다. 아자렌카의 실책 수는 28개.

리나는 “코트에서 주니어 선수처럼 두번 쓰러진 것은 내 테니스 인생에서 아마 5% 확률 정도밖에 안 될 것 같다. 나이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지만 내년에도 이 무대에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리나는 준우승 상금으로 121만5000호주달러(13억원)를 받았다. 28일 발표되는 세계 순위에서는 5위가 된다.

경기 초반 고전했던 아자렌카는 서브와 스트로크가 살아나면서 2년 연속 호주오픈의 여왕이 됐다. 아자렌카는 중국 관중의 일방적인 리나 응원 속에서 우승한 뒤, “힘든 경기였다. 모든 상황을 잘 이겨낸 것에 대해 뿌듯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나에 대해서는 “굉장히 잘 싸웠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고, 그것이 스포츠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결승에서 자주 만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승 상금은 243만호주달러(27억원).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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