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쑥쑥 크는 한국의 인간새 ‘올림픽 첫 메달 물어올래요’

등록 2013-01-01 19:53수정 2013-01-01 21:49

한국 장대높이뛰기의 유망주 진민섭이 지난달 27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장대를 들고 내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진민섭은 팔이 길고 담력이 강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 장대높이뛰기의 유망주 진민섭이 지난달 27일 충북 진천 선수촌에서 장대를 들고 내달릴 채비를 하고 있다. 진민섭은 팔이 길고 담력이 강해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장대높이뛰기 유망주 진민섭
2009년 세계청소년대회 ‘금’
5m51로 한국 최고기록 육박
149cm이던 키 현재는 185cm

“스피드·체력에 체조선수 같은
동작 요구하는 운동이라 매력”
브라질 리우올림픽 향해 날갯짓

힘차게 장대를 치켜든다. 3㎏ 무게에 5m 길이의 장대는 언제 들어도 부담스럽다.

영하의 찬 공기를 가르고 달린다. 마치 중세시대 말을 탄 기사가 적의 가슴을 향해 긴 창을 겨누고 힘차게 달려 나가듯, 허벅지와 장딴지에 힘을 모아 100m를 11.25초(시속 32㎞)의 속도로 내달린다.

휘청거리는 장대를 움켜쥐고, 달리는 몸의 중심을 잡으며 최대한 속도를 내야 한다.

장대높이뛰기는 정말 어려운 운동이다. 직선운동이 순식간에 장대를 매개로 상하운동으로 바뀌어야 한다. 2~3층 건물 높이의 허공으로 치솟아 거꾸로 몸을 뒤틀어 바를 건드려 떨어뜨리지 않고 넘어야 한다. 다른 종목보다 뛰어난 담력이 필요한 운동이다.

진민섭(20·부산은행)이 올림픽 메달 불모지였던 남자 장대높이뛰기에 희소식을 던져줄 기대주로 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육상 집중육성 종목인 장대높이뛰기의 국가대표로 지난해 12월5일부터 충북 진천선수촌에 입소한 진민섭은 2009년 7월 이탈리아 세계청소년육상대회에서 5m15를 넘으며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육상 선수가 국제육상경기연맹이 주최하는 국제대회에서 따낸 첫 금메달이자 아직도 유일한 메달이다. 그래서 진민섭은 국제대회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장대를 힘차게 들고 뛸 유망주로 꼽힌다.

현재 진민섭의 최고기록은 5m51. 지난해 대만 국제오픈대회에서 우승하며 작성했다. 이 기록은 한국 최고기록인 5m64에 육박한다. 그리나 세르게이 붑카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기록(6m14)에는 많이 못 미친다. 올림픽 메달권은 5m90 정도. 3년 뒤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까진 충분히 도달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자신있어요. 겁나지 않아요.”

지난달 27일 만난 진민섭은 늠름하다. 185㎝의 큰 키에 긴 장대에 잘 어울리는 체구를 갖고 있다.

부산 사상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멀리뛰기 선수로 육상과 인연을 맺은 진민섭은 사상중학교 1학년 때부터 장대높이뛰기의 매력에 빠졌다. 달리기와 체조를 합친 복잡한 운동이기에 마음이 끌렸다.

그러나 장대높이뛰기 선수를 하기엔 체구가 왜소했다. 그래서 중학교 코치선생님은 진민섭에게 먹는 훈련부터 시켰다고 한다. “끼니 때마다 밥을 세그릇씩 강제로 먹였어요. 그 덕분에 중학교 입학할 때 149㎝이던 키가 2년 만에 178㎝로 길어졌고, 체구도 커졌어요.” 진민섭은 중학교 3학년 때 출전한 소년체전에서 중학생 신기록을 세우며 은메달을 따냈다.

부산사대부고 1학년 때인 2008년 전국체육대회에서 5m를 뛰어넘으며 남고부 정상에 오른 진민섭은 고3 때는 국내대회 전관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는 5m25를 뛰어 한국신기록 보유자인 김유석(서울시청)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3년 전부터 진민섭을 지도하고 있는 정범철 코치는 “민섭이는 팔이 길고 순발력이 뛰어난데다 국제대회 우승 경험이 있어 국제무대에서 주눅 들지 않는 대담함이 있어 기대를 걸고 있다”고 했다. 물론 부족한 점도 있다. 도움닫기할 때 속도를 늘리고 하체 근육을 더욱 강화시켜야 한다. 몸의 유연성도 아직은 부족하다.

“장대높이뛰기는 스피드, 체력, 유연성에 기계체조 선수처럼 공중에서 몸을 자유자재로 조종할 수 있는 복합적인 능력을 고루 갖추어야 해요. 그래서 더욱 매력이 있는 운동이죠.”

진민섭은 2013년 새해 상반기에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고, 7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여름철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입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1년 중국 선전에서 열렸던 여름철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는 5m35로 7위를 차지했다.

“저는 하늘을 나는 꿈을 자주 꿉니다. 훨훨.”

인간새를 꿈꾸며 허공을 치솟는 진민섭에게 새해의 푸른 창공은 푸근하기만 하다.

진천/글·사진 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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