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홈구장인 목동구장 배트걸들이 경기 도중 부러진 방망이를 줍고 있다. 넥센 히어로즈 제공
아하! 스포츠
2002년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 7회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격 도중 난데없이 배트보이(방망이를 날라주는 진행요원)가 홈베이스 쪽으로 난입했다. 주자들이 빠르게 홈으로 쇄도하고 있어 충돌위험이 컸다. 다행히 홈으로 들어온 J.T 스노가 빠른 판단력으로 배트보이를 저지하며 대형사고를 막았다.
당시 배트보이는 더스티 베이커 샌프란시스코 감독의 아들 대런 베이커. 만 4살도 채 안 된 대런은 타자가 친 방망이를 줍기 위해 경기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무작정 그라운드로 뛰쳐나간 터. 이후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배트보이의 나이를 만 14살 이상으로 규정했다.
야구에서 배트보이가 등장한 것은 1880년대였다. 경기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목적에서였다. 예전에는 팀 마스코트가 배트보이 노릇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 배트보이는 멤피스 대학에서 1958년부터 50년 넘게 배트보이로 활약해 ‘최장수 배트보이’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롯데, 넥센 배트걸이 예쁜 외모로 중계 화면에 많이 잡히면서 올해 선수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야구 경기에는 외야 양쪽 파울라인 밖에 볼보이도 따로 투입된다. 빠르고 강하게 날아오는 공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야구 숙련자, 혹은 고등학교 야구부 선수가 담당한다. 투수 교체 등이 있을 때는 외야수와 공을 주고받으며 선수 어깨가 식지 않게 도움도 준다.
테니스, 축구에도 볼보이가 있다. 테니스 볼보이는 1920년 윔블던에서 처음 코트에 모습을 선보였다. 볼걸이 처음 소개된 것은 1977년.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도 어릴 적 볼보이였다. 프로축구에는 터치라인과 골대 뒤 등에 대략 12명 안팎의 볼보이가 배치된다. 주로 유·청소년 팀 선수들이 맡는데 경기장 밖으로 퉁겨져 나온 공 처리를 담당한다. 유럽 축구 클럽에서는 트라이아웃을 통해 볼보이, 볼걸을 선발하는데 지원자가 매해 10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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