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린 윌리엄스(왼쪽)가 9일(한국시각) 열린 세계육상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2위 베로니카 캠벨(자메이카·오른쪽)과 3위 크리스틴 아롱(프랑스)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결승선을 넘고 있다. 헬싱키/AFP 연합
‘157cm 단신’ 단거리 여왕 등극
김유석 장대 예선 탈락
‘슈퍼 땅콩’의 질주는 폭우도 막지 못했다.
키 157cm의 단신 스프린터 로린 윌리엄스(22·미국)가 ‘세계에서 제일 빠른 여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아테네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윌리엄스는 9일(한국시각) 핀란드 헬싱키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10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여자 100m 결승에서 10초93의 기록으로 우승,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장대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치러진 결승에서 윌리엄스는 자메이카의 ‘여자 아사파 파월’로 불리는 베로니카 캠벨(10초95)과 크리스틴 아롱(프랑스·10초98)을 따돌리고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윌리엄스는 출발이 늦었지만 짧은 보폭을 최대한 빨리 전진시키는 폭발적인 쇼트피치 주법으로 따라잡아, 간발의 차로 결승점을 밟았다. 윌리엄스는 한동안 가쁜 숨을 고르다가 전광판 판정을 보고서야 자신의 우승을 알았다.
지난 89년부터 16년 간 백혈병과 투병하고 있는 아버지를 부양하고 있는 효녀로 알려진 윌리엄스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힘겹게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는 아버지에게 금메달이 힘이 됐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에티오피아의 케네니사 베켈레(22)는 남자 10000m에서 대회 2연패에 성공했다. 1월 약혼녀이자 훈련 파트너인 알렘 테칼레(세계주니어대회 여자 1500m 챔피언)가 훈련 도중 사망하는 불행을 겪었던 베켈레는 400m 트랙을 25바퀴 도는 지옥의 레이스에서 27분08초33을 기록, 팀 동료 실레시 시히네(27분08초87)와 모세스 모솝(케냐·27분08초96)을 따돌렸다. 베켈레는 “우승은 기쁜 일이지만 올 들어 큰 슬픔을 겪어 그다지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예선에 출전한 한국 기록(5m61) 보유자 김유석(23)은 1차 시도 높이인 5m30 도전에 세 차례 모두 실패해 예선탈락했다.
헬싱키/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헬싱키/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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