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오픈 남자단식 결승 선착
모자도 날아갔다. 심지어 의자까지 날아갔다. 시속 32㎞의 강풍은 앤디 머리(영국·세계 4위)의 편이었다.
머리는 9일(한국시각) 미국 뉴욕 플러싱메도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유에스(US)오픈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로저 페더러(스위스·1위)를 꺾고 올라온 토마시 베르디흐(체코·7위)를 3-1(5:7/6:2/6:1/7:6)로 눌렀다. 유에스오픈 두번째, 메이저대회 5번째 결승에 오른 머리는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 꿈에 한걸음 다가갔다. 영국 선수가 메이저대회 왕좌에 오른 것은 1936년 프레드 페리(US오픈)가 마지막이었다.
강풍 때문에 도저히 샷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경기였다. 바람으로 유명한 스코틀랜드 출신인 머리조차 “이런 날씨에서 난생처음 경기해 본다”며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경기장 전체를 휘감은 바람의 횡포에 고개 숙인 것은 베르디흐였다. 무려 64개(머리는 20개)의 실책을 토해내며 자멸했다. 베르디흐는 “이런 상황을 좋아하는 선수는 없다. 하지만 몇몇 선수는 다른 선수보다 상황 적응력이 뛰어나다”고 했다. 2008년에 이어 유에스오픈 왕관에 도전하게 된 머리는 “그때보다 훨씬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머리의 코치 이반 렌들 또한 “머리는 이제 이길 준비가 됐다”며 우승을 자신했다.
머리는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2위)와 다비드 페레르(스페인·5위)의 4강전이 강풍으로 중단된 뒤 10일 재개될 예정이어서 상대 선수보다 충분히 쉰 상태로 결승에 나서게 됐다. 남자 단식 결승은 11일 열린다. 여자 단식 결승은 빅토리야 아자렌카(벨라루스·1위)와 서리나 윌리엄스(미국·4위)의 대결로 10일 펼쳐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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