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희 선수
이런 결과는 결코 생각치도 않았다.
지난 4년 흘리고 흘렸던 피와 땀이 너무도 허망하게 날라갔다.
한국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간판 최윤희(26·SH공사). 한국 최고기록 4m41을 보유한 그가 4일(현지시각) 런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뛰어 넘은 높이는 4m10. 자신의 최고기록보다 무려 31cm나 모자란 기록이다.
최윤희는 첫번째 높이인 4m10을 두번 만에 성공하고, 4m25에 도전했다. 그러나 세번의 도전은 모두 실패로 끝났다. 1차시기에서는 호흡이 맞지 않아 도중에 포기했고, 2,3차에서는 바를 넘으로 몸으로 건드려 모두 성공하지 못했다. 결국 예선 통과도 못하고 짐을 싸야 했다.
최윤희가 극심한 부진을 보인 이유는 경기장에 부는 강한 바람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20분(한국시간 오후 6시20분)부터 열린 이날 경기는 아침에 내린 비로 쌀쌀한 날씨 속에 시작됐다. 기온은 16℃, 습도는 95%. 여기에 바람이 강하게 불며 하늘을 향해 비상하는 장대높이뛰기 선수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바람의 방향도 일정하지 않아 가늠하기 어려웠다. 개인 최고기록이 4m88인 세계 랭킹 3위 러시아의 스베틀라나 페오파노바(32) 도 바람에 몸을 가누지 못해 4m40에 두 번 실패한 뒤 4m50으로 바를 높여 마지막 도박을 벌였으나 실패, 울음을 쏟아내고 뒤를 보여야 했다.
최윤희는 경기 뒤 “바람이 앞과 뒤, 때로는 옆에서 불어 당황했다. 준비를 많이 했는데 결과가 나빠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정범철 장대높이뛰기 대표팀 코치는 “바람이 예상보다 거셌고, 날씨마저 추워 최윤희가 제 기량을 펼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첫 출전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자 열심히 훈련했는데 기대하는 결과를 안지 못해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0일 대표팀 본진과 함께 런던에 도착한 최윤희는 10일 넘게 적응 훈련을 펼치며 4m40~4m50을 꾸준히 넘어 한국신기록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서상택 대한육상연맹 홍보이사는 ”최근 최윤희의 컨디션이 매우 좋아 최소한 결선 진출을 기대했는데,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적응을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속 사진은 최윤희가 4m10을 넘는 모습. 런던에 와서 유일하게 한번 바를 넘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런던/이길우 선임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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