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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세리머니’ 태극마크 나오려나

등록 2012-05-09 19:56수정 2012-05-09 22:43

축구협, 전북 에닝요 귀화 추진
월드컵 겨냥 대표팀 발탁 염두
이동국과 환상의 공격조 기대
전문가들 견해 다소 엇갈려
“일본선례 안좋아” “문호개방”
‘삼바축구’ 스타가 가슴에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그라운드를 누빈다면? 1948년 런던올림픽 출전을 위해 처음 축구대표팀이 구성된 이후 64년 만에 귀화선수가 포함된 대표팀 구성이 가시화하고 있다. 그동안 탁구 종목에서 당예서·석하정(이상 대한항공) 등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활약한 사례는 있었다. 이제 축구대표팀에서도 다문화시대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순혈주의를 버리다
대한축구협회는 순혈주의를 버리고 K리그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켜 대표팀에서 뛰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주인공은 브라질 출신으로 전북 현대의 전성시대를 열고 있는 에닝요(31). 이원재 축구협회 홍보국장대리는 9일 “최강희 감독과 선수의 요청에 따라 특별귀화를 통해 그를 축구대표팀에 발탁하기로 했다”며 “곧 법무부에 귀화 신청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조중연 축구협회 회장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일이 원만히 진행되면 에닝요는 다음달 8일 시작되는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출전할 수 있다는 게 축구협회의 판단이다.

에닝요는 측면 미드필더이지만 프리킥이나 코너킥 능력이 뛰어나고 골결정력도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때문에 그의 합류는 대표팀 전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그의 소속팀 동료 이동국이 대표팀 주전 골잡이여서 더욱 그렇다. 에닝요는 2009년 이동국과 함께 전북으로 이적해 팀의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체구가 크지는 않지만 발이 빠르고 드리블 돌파가 위협적이다. 여러모로 대표팀에 쓸모가 많은 공격수이다.

그동안 K리그에서는 신의손(사리체프), 이성남(데니스), 이싸빅(싸빅) 등 귀화선수들이 있었지만, 이들이 국가대표팀에 발탁된 경우는 없었다. 최강희 감독은 지난해 7월 오른쪽 정강이뼈 부상 이후 최근 그라운드에 복귀했으나 대표팀 발탁이 쉽지 않은 이청용(24·볼턴 원더러스)을 대신해 에닝요가 측면 공격을 책임질 후보임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그 포지션에 경쟁력이 높았는데 지금은 마땅한 선수가 부족하다. 큰 경기에서 중거리슛 능력 등을 가진 선수가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체육회는 반대
그러나 에닝요의 특별귀화가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특별귀화 신청과 관련해 체육계를 대표해 추천권을 쥐고 있는 대한체육회가 지난 7일 법제상벌위원회를 열어 에닝요가 아닌 공격수 라돈치치(30·수원 삼성)를 추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최종준 체육회 사무총장은 “애초 축구협회는 라돈치치와 에닝요 두 선수의 특별귀화를 추천해 달라고 했다”며 “국내 스포츠계 보호와 선수 포지션 등 제반 여건을 심사한 뒤 한 사람을 골라 라돈치치를 추천키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최 총장은 그러나 라돈치치는 일본에 5개월가량 임대된 적이 있어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상 귀화하더라도 최종 예선 4경기를 뛸 수 없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축구협회가 이를 뒤늦게 확인하고 라돈치치의 추천 신청을 철회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 스포츠계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순수 외국인 선수들의 특별귀화 문제는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일단 탈락한 에닝요가 추천을 받으려면 사정 변경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포츠계에선 2010년 5월 분야별 인재에게 복수 국적을 허용한 새 국적법이 시행되면서 특별귀화 방식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예가 있다. 남자프로농구 문태종(전자랜드)·문태영(모비스) 형제, 여자프로농구 킴벌리 로벌슨(삼성생명), 화교 3세인 쇼트트랙 공샹찡(원촌중) 등이다.

축구전문가 의견 엇갈려
축구전문가들의 의견은 다소 엇갈린다. 신문선 해설위원은 “큰 문화적 충격이다. 에닝요는 좋은 선수임에 틀림없지만, 한국 선수들 수준이 그에게 의존해야만 할 정도로 떨어지는지 검토해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박주영의 군대 문제 이상으로 귀화를 통한 대표팀 발탁 문제는 중요한 사안인 만큼, 먼저 기술위원회 논의나 축구인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일본은 월드컵 예선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자 1994년 미국월드컵 아시아 예선 당시에는 브라질 출신 라모스를 귀화시켜 대표팀에서 뛰게 한 적이 있다. 이에 대해 한국 등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하재훈 전 내셔널리그 천안시청 감독도 부정적이다. “에닝요의 대표팀 발탁은 많은 모험을 갖고 하는 것이다. 최강희 감독이 용감한 것이다. 과거 일본이 외국인 선수를 귀화시켜 그렇게 했지만 별로 좋은 결과를 보지 못했다. 대표팀 선수들간 갈등도 예상된다. 아시아 예선에서는 도움이 되겠지만 본선에서는 에닝요보다 잘하는 선수도 너무 많아 그때는 마이너스가 될 것이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긍정적으로 봤다. “선수의 판단이 중요하다고 본다. 에닝요는 대표팀 합류를 원하고 있다. 그 친구의 능력을 볼 때 대표팀에 문이 열려야 한다. 브라질에서 월드컵 본선이 열리는 만큼 에닝요의 발탁은 우리한테 해가 되지 않는다.”

축구대표팀은 31일(새벽 3시·한국시각) 스위스 베른에서 스페인과 평가전을 치른 뒤, 다음달 8일 카타르와의 원정 1차전을 시작으로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돌입한다. 12일에는 경기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레바논과 2차전을 치른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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