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엉뚱하게 리시브·스파이크…투수는 1회 고의볼넷

등록 2012-03-14 21:43수정 2012-03-14 21:43

승부·경기조작 어떻게
“불안하게 리시브를 하거나 토스를 했고, 줄 밖으로 스파이크를 했다.” “투수는 볼넷을 던지면서 몸이 풀리지 않은 것으로 가장했다.”

14일 대구지검이 발표한 프로배구와 야구의 승부·경기조작 내용의 일부다. 심판이나 팬들이 조작 사실을 판독하거나 적발하지 못하도록 가장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범실을 택했다. 이들에게 쥐여진 돈은 경기당 150만~500만원. 별것 아닌 것처럼 조작에 가담한 이들은 ‘영구제명’의 철퇴를 맞았다.

브로커가 저연봉 선수 유혹
학연·지연탓 거부 쉽지않아
조작 선수들 영구제명 될듯

800만원에 만든 도박사이트
1년만에 6억5천만원 벌기도

■ 경제적 약점·인연을 파고든 검은손 출발은 전주부터 시작한다. 3만원에 도메인을 구입해 800만원만 들이면 3주 안에 근사한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가 개설된다. 이들은 선수 출신 등의 브로커를 고용해 선수를 포섭한다. 검찰은 “전주와 브로커의 평균연령이 20대 후반”의 인터넷 세대로 구분했다. 배구의 경우 비교적 연봉이 적은 켑코 은퇴선수가 주도적으로 브로커로 활동했다. 이 선수는 은퇴 전까지 9경기 조작에 관여하면서 경기당 400만~500만원을 받았다. 친분을 앞세워 역시 대우가 취약한 상무와 여자배구 흥국생명 후배들도 꾀었다. 구속된 프로야구 경기조작 브로커는 대학까지 야구를 했던 인연으로 접근했다. 대구 출신에 고등학교 후배인 김성현(23) 선수와는 경기조작 성공 뒤 최근 8개월 동안 한 집에서 생활했다. 김 선수의 지난해 연봉은 5800만원이었으나 아버지 수술비 마련 등으로 목돈이 필요했다.

■ 배구는 핸디캡, 야구는 볼넷 조작 베팅은 간단하게 이뤄져야 한다. 또 선수들의 조작은 누가 보더라도 실수로 보여야 한다. 프로배구의 경우 세트나 총득점에서 약한 팀에 핸디캡을 주는 방식으로 베팅이 이뤄졌다. 가령 약한 팀에 핸디캡 10점을 준 다음에 총점에서 강팀의 승리가 10점 차 이상으로 이뤄졌느냐 여부로 가리는 것이다. 포섭된 선수들은 상대방 공을 받을 때, 받은 공을 토스할 때, 올린 공을 때릴 때 실수를 하도록 했다. 미세한 부분이어서 전문가도 구분해내기가 힘들다. 보통 배당 수익률은 1.8~2배였다. 야구는 1회 볼넷 여부를 맞추는 게 가장 쉽다고 판단했다. 첫 등판인 경우 선수들의 몸이 풀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전주나 브로커들이 선수들에 요구한 것이다. 물론 선수가 지나치게 실수를 많이 해 감독이 선수를 교체하거나(배구), 볼을 던졌는데 타자가 쳐서 아웃되는 때(야구)도 나왔다.

■ 도박심리와 불법 온라인 사이트 불법 도박 사이트의 베팅 금액은 합법은 스포츠토토의 100원~10만원과 달리, 5000원~100만원으로 규모가 크다. 조작이 이뤄질 것을 염두에 둔다면 1.5~2배의 배당률에도 큰돈을 챙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불법인 줄 알면서도 베팅 유혹에 빠지게 된다. 구속된 프로배구 조작 관련 전주는 2010년 11월부터 2011년 11월까지 1년 동안 친구, 후배들과 필리핀 등지에 사무실을 두고 6억5000만원의 순수익을 거둔 것으로 조사됐다. 베팅 규모를 늘리기 위해 전주를 모집해 자금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들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수시로 주소를 옮겨 적발도 쉽지 않다. 2008년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가 발표한 자료를 보면, 우리 사회의 불법 도박 매출의 규모는 적게는 21조6000억원에서 많게는 88조원까지 조사됐다. 불법 도박에 대한 우리 사회의 수요가 커지면서 순수해야 할 스포츠 영역까지 침범당한 셈이다.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은 “어릴 적부터 윤리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한 선수들이 일 자체를 너무 쉽게 생각했다. 볼넷 하나가 죄라는 인식이 없지 않았나 싶다”며 “이번 기회에 아마추어나 프로 전체적으로 깨끗하게 하고 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니가 김삿갓이가, 이노마
문재인 “박근혜 부산방문 고맙다”
고리원전 사고 보고 늦은 건…한수원 “원전대책 발표날 이어서…”
전여옥 “박근혜, 클럽 갈 때도 왕관 쓰고…”
‘공황장애’ 지하철 기관사 투신…“어둔 터널속 외로운 운행”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1.

여자국수 김채영 9단, 박하민 9단과 결혼…12번째 프로기사 부부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2.

파리 생제르맹·레알 마드리드, 챔피언스리그 PO 1차전 승리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3.

아깝게 메달 놓쳤지만…37살 이승훈, 역시 ‘한국 빙속 대들보’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4.

최성원과 차유람 앞세운 휴온스, 팀 리그 PO 기적의 막차 탈까?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5.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