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규(21·한솔테크닉스·세계 288위·왼쪽), 정석영(19·건국대 진학 예정·오른쪽)
데이비스컵 대만전 승 견인
강호 제압 등 가능성 발견해
강호 제압 등 가능성 발견해
오른발을 디딜 때마다 신경이 쓰인다. 여러개의 뼛조각 때문이다. 임용규(21·한솔테크닉스·세계 288위·왼쪽)는 “병원에서도 수술은 어렵다고 한다. 아프지만 참고 뛸 수밖에 없다”고 했다. 지난해에도 오른발목 통증으로 4개월가량 쉬었다. 아직도 통증은 남아있다. 그래도 그는 테니스 남자 대표팀 에이스였다.
임용규는 경북 김천 국제실내테니스센터에서 지난 10일 열린 데이비스컵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 1그룹 1회전(4단1복) 대만전에서 첫번째 단식(10일)과 복식(11일) 경기에 나서 2승을 쓸어담았다. 4시간 넘게 단식 경기를 치르고 다음날 곧바로 설재민(산업은행 입단 예정)과 짝을 이뤄 복식 경기에 나섰지만 지친 기색 없이 제 몫을 훌륭히 해냈다. 임용규는 “데이비스컵을 통해서 경기를 풀어가는 요령을 많이 배우고 있다”며 “복식에서는 한발 더 뛴다는 마음으로 다운더라인으로 공격한 것이 주효했다”고 했다. 그는 올해 세계 순위를 100위대 중반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데이비스컵을 통해 임용규가 에이스 본색을 보였다면, 대표팀 막내 정석영(19·건국대 진학 예정·오른쪽)은 무한한 가능성을 선보였다. 세계 793위 정석영은 첫날 두번째 단식에서 세계 177위 양쭝화를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대만 차이 치아옌 감독이 “(정석영의 기량에) 너무 놀랐다”고 말할 정도였다. 상대를 움찔하게 만드는 백핸드 다운더라인이 일품이었다. 정석영은 “동계 훈련을 착실히 한 게 체력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임용규, 정석영의 활약 덕에 일찌감치 3승(종합 4승1패)을 거두면서 2회전 진출을 확정한 한국은, 중국을 꺾은 호주와 4월6일부터 사흘 동안 2회전을 치른다. 윤용일 대표팀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아 걱정이 많았는데, 임용규와 정석영이 자신의 실력을 200% 발휘하며 승리할 수 있었다. 임용규가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를 잡은 것도 좋은 성과“라고 했다. 다가올 호주전에 대해서는 “호주가 실제 너무 강한 팀이다. 코트도 잔디로 정할 것이다. 하지만 포기는 없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긴다는 전략을 세워 준비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사진 대한테니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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