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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동’ 댈리, 골프치다 차 몰고 호텔로

등록 2011-11-10 22:10

샷이 물에 빠졌다. 다시 쳤다. 또다시 빠졌다. 그렇게 7번을 쳤다. 더이상 존 댈리(45·미국)의 가방 안에는 칠 공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는 함께 라운딩하던 크레이그 패리와 헌터 메이한에게 손을 흔든 뒤 주차장까지 걸어가서 차를 타고 호텔로 가버렸다. 10일 호주 시드니의 레이크스 골프장(파72·6290m)에서 열린 원아시아투어 슈퍼시리즈 에미리츠 호주 오픈 1라운드 11번홀(파5)에서 댈리는 여지없이 ‘악동’ 기질을 보였다. 그는 2008년 호주오픈에서도 갤러리의 카메라를 부순 바 있다. 트레버 허든 토너먼트 디렉터는 “메이저대회 두차례 우승자의 태도라고 하기에는 정말로 씁쓸하고 실망스럽다. 대회 도중 그냥 기권하는 나쁜 버릇이 생겼다”며 “더이상 호주오픈에서 존 댈리를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10번홀(파4)부터 문제가 있었다. 댈리가 친 드라이버샷은 그린 앞 벙커에 빠졌고, 그는 벙커 앞쪽의 공이 자신의 것이라 생각하고 경기를 진행했다. 홀컵 4피트 앞에 공을 떨구면서 버디를 바라봤지만 확인해보니 공은 그의 것이 아닌 연습공이었다. 댈리의 공은 벙커 뒤쪽에 떨어져 있던 것. 결국 댈리는 벌타 2개를 받으면서 10번홀에서 트리플 보기를 기록했다. 7오버파가 되면서 빈정이 상한 댈리는 11번홀 분노의 샷으로 공을 전부 수장시켰다. 그는 이후 트위터에 “공이 (물에 다 빠져서) 더이상 없었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대회 관계자는 “공이 없었다면 운영위원에게 말하고 다시 받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한달 만에 경기에 출전한 타이거 우즈(36·미국)는 1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를 치면서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1위 재러드 라일(7언더파 65타·호주)에 3타 뒤진 공동 8위.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지난 2년 동안 무관에 그친 우즈는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고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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