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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선수들 가방 들여다보니…손연재 ‘사포’ 유소연 ‘야구공’ 필수

등록 2011-08-03 19:35수정 2011-08-03 21:41

신발 다듬고 근육 풀어줘
정다래, 악력기 갖고다녀
몇해 전 ‘피겨여왕’ 김연아(21·고려대)의 훈련 가방이 공개됐다. 피겨스케이팅 선수 가방 안에 별게 있겠냐 싶었으나 의외로 야구공이 들어 있었다. 야구공은 발바닥에 동그랗게 팬 곳을 문지르기 위한 용도로 쓰였다. 자칫하면 평발이 될 수도 있어 이동 비행기 안에서도 종종 야구공을 꺼내 발바닥을 문지르던 그였다. 한국 여자 스포츠 스타인 유소연(골프), 손연재(리듬체조), 정다래(수영) 등의 가방 안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야구공과 같은 예상을 깨는 물건은 없을까.

■ 유소연-골프공보다 야구공? 유에스(US) 여자오픈골프 ‘퀸’ 자리에 오른 유소연(21·한화·위 사진). 그가 대회를 치를 때마다 들고 다니는 가방 안은 별천지다. 우선 요가 매트가 있다. 프로 골퍼들은 스트레칭이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가지고 다닌다.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 수분팩도 들어 있다. 운동 중 배고플 때나 집중력이 떨어질 때 먹기 위한 에너지 젤리도 가방 구석을 차지한다.

골프공들 사이에 큼지막한(?) 야구공도 하나 섞여 있다. 뭉친 근육이나 몸을 풀기 위해 야구공만 한 게 없다. 이밖에도 웨이트 트레이닝 용도로 세라밴드, 매직서클 등을 가지고 다닌다. 가방 속만 봐도 꼼꼼한 그의 성격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 손연재-사포로 문지르는 것은?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7·세종고·가운데)의 가방 속 물건은 단순하다. 공, 곤봉, 리본, 손수건, 물병, 리듬체조 슈즈, 머리끈 등등.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사포가 하나 들어 있다. 사포는 슈즈 바닥을 문지르기 위한 것. 리듬체조 슈즈는 일반 무용 슈즈와 달리 뒤꿈치가 없다. 대신 앞쪽발을 덮은 부드러운 천의 바닥에 가죽이 덧대여 있다. 미끄러운 경기장에서 턴 등의 동작을 할 때 실수를 줄이기 위해 매번 사포로 슈즈를 길들인다. 가뜩이나 손연재는 새로운 슈즈를 신으면 성적이 잘 나지 않는 징크스가 있는 터. 새 슈즈를 장만할 때마다 스트레스 풀듯이 밑바닥을 사포로 빡빡 밀어준다.

■ 정다래-악력기는 왜? 정다래(20·서울시청·아래)의 가방도 참 단출하다. 별다른 운동기구 없이 수영복 하나만으로 대회에 나서니 그럴 수밖에 없다. 수영 훈련을 한 뒤 간단히 얼굴에 바를 수 있는 로션 샘플은 기본으로 갖고 다닌다. 수영하다가 출출할 때 먹을 수 있는 바나나 3개도 빼먹을 수 없다.

이게 끝일까. 그렇지 않다. 악력기가 들어 있다. 악력기는 손아귀 힘을 키우기 위한 간단한 기구로 그만이다. 정다래의 주종목인 평영은 손목과 팔꿈치의 힘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정다래는 물속 수영 훈련 뒤 남는 시간에 수시로 악력기를 오므렸다 폈다 한다.


김양희 기자, 김경무 선임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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