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속도의 세계
배드민턴 시속 332㎞로
골프공 제치고 전체 1위
볼트 100m 시속 37㎞로
박태환 7.4㎞보다 5배 빨라
배드민턴 시속 332㎞로
골프공 제치고 전체 1위
볼트 100m 시속 37㎞로
박태환 7.4㎞보다 5배 빨라
질문 하나. ①두 손가락으로 양궁의 줄을 바짝 당겨 과녁으로 날아간 화살 ②테니스 라켓에 강하게 튕긴 공 ③허공을 가르지르는 골프 드라이브 샷 ④배드민턴 라켓을 떠난 셔틀콕. 이들 중 가장 빠른 것은 무엇일까.
질문 둘. 여타 도구를 이용하지 않고 사람의 손이나 발을 떠난 공들 중 제일 빠른 것은 무엇일까. ①야구공 ②축구공 ③배구공 ④세팍타크로공.
질문 셋.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땅 위에서 1시간 동안 간 거리를 가려면 박태환(단국대)은 물속에서 얼마나 헤엄쳐야 할까.
스포츠는 힘과 속도의 대결이다. 스포츠 속도의 세계를 살짝 들여다본다. 참고로, 자동차 경주 F1의 최고 시속은 372㎞(매클래런 기준)다. 고속열차 케이티엑스(KTX) 설계 최고 속도는 시속 330㎞. 가장 빠른 새로 알려진 군함새는 시속 400㎞, 치타는 시속 112㎞까지 속도가 나온다.
■ 도구를 이용한 속도 중국 배드민턴 복식조로 뛰는 후하이펑은 2005년 5월 무려 시속 332㎞ 스매싱을 날렸다. 이 기록은 현재 세계 최고 셔틀콕 속도로 남아 있다. 테니스 서브 최고 속도는 2m8의 장신인 이보 카를로비치(크로아티아)가 지난 3월 기록한 시속 251㎞다. 주걱 모양의 세스타라는 도구를 끼고 벽을 향해 공을 튀겨 상대방을 공격하는 펠로타의 경우, 공식적으로 302㎞가 최고 속도로 나와 있으나 비공식적으로는 322㎞ 속도까지 측정됐다.
프로골퍼는 대체적으로 드라이브를 쳤을 때 시속 274㎞의 공 속도를 낸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의 공 속도는 290㎞로 알려져 있다. 티샷이 아닌 맨땅 스윙일 경우 공의 속도가 177㎞까지 줄어든다. 우즈는 201㎞. ‘티’의 역할이 그만큼 크다. 양궁 화살은 최대 시속 240㎞로 날아간다. 화살 길이가 길수록 속도 또한 빨라진다.
■ 손과 발이 만들어내는 속도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의 아롤디스 차프만은 지난 4월 시속 106마일(171㎞)의 공을 뿌렸다. 시속 160㎞만 던져도 ‘광속구’로 인정받는데, 차프만은 171㎞의 신기원을 열었다. 강한 어깨를 기반으로 몸을 활처럼 최대한 이용하는 게 강속구의 비결. 야구 타구 속도는 시속 204㎞까지 측정됐다. 배구 강서버의 경우, 스파이크를 때릴 때 80마일(129㎞) 정도의 스피드가 나온다. 불가리아 배구 영웅 마테이 카지스키가 시속 137㎞ 강서브를 날린 적이 있다.
발은 얼마만큼의 속도를 낼 수 있을까. 스포르팅 리스본(포르투갈) 소속의 왼쪽 풀백 호니 에베르송(브라질)은 2006년 11월 나발과의 경기에서 16.5m 거리를 0.28초 만에 날아가는 프리킥을 찼다. 시속 131.82마일(212㎞)의 공 속도였다. 그 이전에 데이비드 허스트(당시 셰필드)는 시속 114마일(184㎞), 데이비드 베컴(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97.9마일(158㎞)의 프리킥을 찼다. 족구와 비슷한 세팍타크로의 경우 보통 세게 찼을 때 시속 60마일(97㎞)의 속도가 나온다.
■ 몸이 만들어내는 속도 땅 위에서 제일 빠른 사나이인 우사인 볼트의 100m 최고 기록은 9초58. 초속 10.43m로, 시속으로 치면 37.57㎞다.
물속에서는 어떨까. 세자르 시엘루 필류(브라질)는 2009년 자국 선수권에서 50m를 자유형으로 20초91에 주파했다. 초속 2.39m로, 시속으로는 8.60㎞가 된다. 박태환은 자유형 100m 최고 기록(48초70)을 놓고 봤을 때, 시속 7.39㎞의 속도를 낸다. 수영은 자유형>접영>배영>평영 순으로 속도가 난다. 부력을 거스를 수 있는 첨단 소재의 전신 수영복이 개발되면서 기록이 단축되다가 지난해부터 세계수영연맹이 착용을 규제하면서 기록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추세다.
■ 육체의 최대 효율화 한국체육과학연구원 성봉주 박사는 “좋은 신체 조건이 스피드의 절대 조건은 아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육체를 얼마나 효율화시키느냐가 스피드의 관건”이라며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자기가 갖고 있는 육체의 장점을 극대화시켜야만 한다”고 했다. 단적인 예가 볼트다. 볼트는 단거리 스프린터에게는 불리한 큰 키(1m95)면서도 이를 보폭과 주법으로 극복했다. 성 박사는 “100m의 경우 기록 단축 속도가 앞으로 좀 더뎌지기는 하겠으나, 9초4 정도까지는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는 견해를 밝혔다.
육상·수영 같은 기록 경기는 속도가 중요하지만, 기록 경기가 아닐 때는 속도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속도와 함께 정교함이 요구된다. 야구와 축구를 보면 더욱 그렇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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