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선수 서효원
별별스타 탁구선수 서효원
수비전형 선수로 커트 주무기
최근 생방송 계기 ‘얼굴’ 알려
이달말 대표선발전 선전 다짐
수비전형 선수로 커트 주무기
최근 생방송 계기 ‘얼굴’ 알려
이달말 대표선발전 선전 다짐
내 나이 만 24살. 여자탁구 선수로는 활짝 꽃을 피울 시기다. 경북 경주에서 태어나 안강제일초등학교 때 탁구를 시작한 지도 어언 15년 남짓. 실업 6년차이지만 국내 성인무대 개인전 우승 경험이 없다. 태극마크 달고 국제대회에 나가본 적도 없다. 그렇게 무명처럼 살아왔기에 내 이름 석자 서효원을 알아주는 이들도 별로 없었다.
그런데 요즘 나에게 정말 신나는 일이 생겼다. 뭐냐고 ㅋ ㅋ ㅋ. 탁구 팬들이 날 보고 ‘얼짱 탁구선수’라고 난리다. 내가 실물보다 방송 화면발이 좀 받기는 하지만, 어쨌든 기분이 좋다. 서효원이란 이름이 어느 날 갑자기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로 뜬 뒤, 내 미니홈피 방문자가 하루 5300명을 기록한 적도 있다. 어떤 팬은 “축하해요. 이쁘시네요. 응원할게요”라는 글도 올렸다.
내가 이렇게 느닷없이 뜨게 된 것은, 지난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1 한국마사회(KRA)컵 코리아오픈이 계기가 됐다. 방송을 통해 나의 경기가 생중계됐는데, 단식 32강전에서 세계랭킹 8위인 일본의 이시카와 가스미(18)를 4-2로 누른데다 내 미모가 팬들을 사로잡은 때문이라나. 뭐 하여튼 그날 이후 나는 실력에 외모를 겸비한 탁구스타가 됐다. 실제 국가대표 상비군으로 요즘 성적도 잘 나온다. 올해 초 폴란드오픈에서는 여자단식 3위에 올랐다. 내 생애 국제대회 최고 성적이다. 우승은 못했지만 나의 가능성을 확인했기에 너무 좋다. 국내 무대에서는 전국종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2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이 아직 많다. 국가대표 유니폼 한번 근사하게 입고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 나가 성적을 올리고 싶은 게 간절한 나의 꿈이지만, 워낙 날고긴다는 강자들이 많아 쉽지만은 않다. 커트를 주무기로 삼는 오른손 셰이크핸드형 수비 전형이라 중국이나 일본의 강한 공격수를 만나면 이기기도 참 힘들다. 김무교·김분식 선배 등 탁구 국가대표를 배출한 근화여고 졸업 뒤 현대시멘트에 입단했으나 팀이 해체되는 바람에 기로에 선 적도 있다. 하지만 현정화 감독님의 한국마사회가 나를 받아줘 제2의 탁구 인생을 시작할 수 있었다.
현재 세계랭킹도 38위에 당당히 올라 있다. 지난해 말 62위였는데 이 정도면 괄목상대가 아닐까. 세계 11위 김경아(34·대한항공)와 21위 박미영(30·삼성생명) 선배의 뒤를 이을 수비 전형이라고 하니 힘이 마구 솟구친다. 내 특기는 서브, 그리고 서브에 이은 드라이버 공격이다. 커트 구질도 변화가 많아 상대들이 곤혹스러워한다. 지난주 일본오픈에 출전했는데 32강전에서 일본 선수에게 져 탈락했다. 그러나 여자복식에서는 박미영 선배와 2년 만에 짝을 이뤄 연습도 거의 안하고 출전했는데 3위에 입상했다.
이달 말이면 경북 영천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 파견 국가대표 선발전이 열린다. 이번에는 꼭 잘해서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 얼짱으로보다는 실력으로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가 됐으면 한다. (*서효원 인터뷰 뒤 팬들에게 전하는 편지 형식으로 정리해봤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사진 <월간탁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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