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
노박 조코비치(24·세르비아·세계 1위)는 생애 첫 윔블던 테니스 남자 단식 우승을 확정지은 뒤 올잉글랜드클럽 잔디를 씹어먹었다. 응원하던 가족과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그의 돌발 행동에 순간 놀라면서도 웃음을 터뜨렸다.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앤디 로딕(미국) 등 다른 선수들의 동작을 그럴싸하게 따라하는 코트 위 익살꾼다운 행동이었기 때문. 조코비치는 “그냥 너무 기뻐서 즉흥적으로 나온 행동”이라며 “동물이 된 것 같기는 했는데 생각보다 맛은 좋았다”고 했다. ‘조커’ 조코비치의 모든 것을 숫자로 풀어본다.
1 4일 발표된 세계순위에서 윔블던 첫 우승과 함께 라파엘 나달(스페인·2위)을 밀어내고 1위로 우뚝 섰다. 로저 페더러(스위스·3위)와 나달이 7년5개월2일(2710일)동안 번갈아가며 했던 1위를 기어이 그가 움켜쥐었다.
2 그의 짐가방 안에는 늘 두권 이상의 책들이 들어 있다. 철학책부터 자서전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오페라 팬이며, 클래식 듣기를 좋아한다. 골프에 빠져있기도 하다.
3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무려 91주 동안 그는 세계 3위에 올라 있었다. 역대 최장기간 3위 기록이다. 2008 배이징올림픽 남자 단식에서도 동메달(3위)을 땄다.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또한 2008년, 2011년 호주오픈 포함 3회다.
4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난 그는, 4살 때 처음 테니스 라켓을 잡았다. 그는 세르비아어는 물론이고 영어·독일어·이탈리아어 등 4개국어에 능통하다.
6 여자친구인 옐레나 리스티치를 2005년 말에 만나 지금껏 열애 중이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인 리스티치는 조코비치가 윔블던 우승을 확정짓자 관중석에서 눈물을 글썽였다.
9 16살이던 2003년 프로세계에 뛰어든 그는 올해 프로 9년차다. 372승106패의 성적으로 총 26차례 우승을 맛봤다. 윔블던 단식 우승으로 180만달러를 받는 등 지금껏 벌어들인 상금 액수만 2787만1630달러(약 296억원)다.
10 2009년말 아디다스가 계약연장을 거부하자, 이탈리아 브랜드인 세르지오 타치니와 10년 계약을 했다. 그래도 신발은 세르비아 국기색인 빨강과 파랑이 들어간 아디다스 신발을 신는다.
15 그의 부모는 15년 동안 세르비아 근처 산에서 팬케이크와 피자 가게를 운영하면서 그를 뒷바라지했다. 2009년에는 베오그라드에 ‘노박’이라는 이름의 음식점을 개업했다. 아버지와 삼촌, 고모는 모두 프로 스키 선수였다. 그의 어린 두 동생도 아마추어 테니스 선수다.
41 2011시즌 개막 이후 41연승을 거두다가 프랑스오픈 4강에서 페더러에 지면서 연승이 끝났다. 시즌 유일한 패배였다. 그는 2010년 데이비스컵 이후 51경기에서 50승을 올리고 있다. 2011시즌 전적은 48승1패.
2007 흉내내기는 2007년 유에스(US)오픈 때부터 시작됐다. 8강전에서 승리하고 나달과 샤라포바의 서브 전 특이한 동작을 따라했다. 이밖에도 로딕이 모자를 눈 아래로 끌어내리는 동작이나 페더러가 경기 후 관중을 향해 라켓으로 박수를 유도하는 동작 등을 흉내냈다. 조코비치는 “흉내내기가 다른 방식으로 긍정의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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