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윔블던 8강 진출
이길 경우 4강서 맞대결
이길 경우 4강서 맞대결
역시 ‘빅4’였다.
세계 남자 테니스계 1~4위가 모두 윔블던 8강에 진출했다. 라파엘 나달(스페인·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3위), 앤디 머리(영국·4위)는 27일(현지시각) 영국 윔블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남자 단식 16강전을 나란히 통과했다. 남자 단식 8강전은 29일(현지시각) 열린다.
나달로서는 극적인 승리였다. 나달은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아르헨티나·21위)와의 경기 도중 1세트부터 메디컬 타임을 요청했고 결국 왼쪽 발에 테이핑을 하고서 경기에 임했다. 그는 3라운드(32강) 때부터 왼쪽 다리에 고통을 호소해왔다. 왼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3-1(7:6/3:6/7:6/6:4)로 승리한 나달은 “포핸드 스트로크를 할 때 힘을 주자 발 뒤쪽에 강한 충격이 왔다. 그때는 발이 부러진 것 같았다”며 “16강전에서 이긴 것은 기쁘지만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엠아르아이(MRI)를 찍어봐야 알 것 같다”고 밝혔다. 그의 8강전 상대는 미국 테니스의 유일한 생존자 마디 피시(9위)다.
페더러는 통산 7번째 윔블던 우승을 향한 항해를 이어갔다. 미하일 유즈니(러시아·17위)에게 3-1 역전승을 거뒀다. 페더러가 이번 대회에 우승하면 역대 윔블던 최다 우승 기록(피트 샘프러스·7회)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조코비치는 미카엘 로드라(프랑스·35위)를 꺾었다. 이로써 올 시즌 성적은 43승1패가 됐다. 1패는 프랑스오픈 4강전에서 페더러에게 진 것. 조코비치는 8강전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세계 158위 버나드 토미치(호주)를 만난다.
‘영국의 희망’ 머리도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윌리엄 왕세손 부부가 응원하는 가운데 리샤르 가스케(프랑스·13위)를 눌렀다. 머리는 영국 선수로는 75년 만에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노리고 있다.
한편 여자 단식 16강전에서는 비너스-서리나 윌리엄스 자매(미국)는 물론이고 ‘무관의 여왕’인 카롤린 보즈니아키(덴마크·1위)도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윌리엄스 자매가 떨어지면서 28일 열린 윔블던 여자 단식 8강전은 1913년 이후 처음으로 유럽 선수들끼리의 대결로 치러졌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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