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나 윌리엄스(왼쪽)가 23일(현지시각) 윔블던 2라운드를 마치고 암투병중인 5살 소년 잭 마샬(앞쪽)과 다정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BBC 화면 갈무리
암투병 5살 소년 코트로 초대
“나를 ‘친구’라 불러줘 좋았다”
“나를 ‘친구’라 불러줘 좋았다”
서리나 윌리엄스(30·미국·세계 25위)는 겉으로 볼 때 강한 여전사의 이미지가 풍긴다. 코트에서 또한 힘이 넘치는 플레이를 선보인다. 그러나 윔블던 코트 밖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천사, 그 자체였다.
서리나는 23일(현지시각) 잉글랜드 올잉글랜드클럽 2번 코트에서 모나 할렙(루마니아·58위)과 여자단식 2라운드(64강)를 치렀다. 5살 암투병 소년 잭 마샬이 그의 경기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잉글랜드 북부의 작은 도시에 사는 소년은 2009년 수술했던 뇌종양이 재발해 현재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터. 지난 3월 암이 재발했을 때 의사가 3일밖에 못 산다고 했으나 지금까지 꿋꿋하게 암과 싸우고 있다. 그의 어머니 트레이시는 아들의 힘겨운 암투병기를 트위터에 올렸고 4만여명의 팔로워가 생겼다. 서리나도 팔로워 중 한 명이었다.
경기에서 승리한 후 잭을 꼭 안아준 서리나는 “잭의 사연을 읽고 나의 심장은 그에게로 향했다. 윔블던에 참가하면 꼭 그를 경기장에 초대하고 싶었다”며 “어제 처음 잭을 만났는데 조그만 몸에서 어떻게 암과 싸울 큰 용기가 나는지 정말 감격했다. 나를 ‘친구(best bud)’라고 불러서 너무 좋았다”고 밝혔다. 서리나 자신도 부상 등이 겹쳐 1년여를 쉰 탓에 잭을 바라보는 마음이 더 애틋했다.
잭의 어머니는 이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서리나, 당신을 만난 뒤 잭은 에너지가 넘쳐나고 있다. 그는 당신이 테니스 치는 모습을 엄청 좋아했고, 또다시 보고 싶어한다”며 간접적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한편 프랑스오픈 우승자 리나(28·4위)는 여자단식 2라운드에서 199㎞의 강서브를 앞세운 자비네 리지키(독일·62위)에 1-2(6:3/4:6/6:8)로 역전패해 조기탈락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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