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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인상이 좀 푸근해 보이죠배구는 날카롭게 할 겁니다”

등록 2011-06-08 19:55

하종화(42)
하종화(42)
은퇴 11년만에 복귀한 하종화 감독
통통해진 얼굴에 배까지 조금 나왔다. 이웃집 아저씨의 푸근한 인상이랄까. 1990년대 국가대표 레프트로, 상대 코트를 향해 경쾌한 후위공격을 꽂아넣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하지만 세월을 가득 품은 눈은 그윽하게 빛난다. ‘코트의 신사’ 하종화(42)가 돌아왔다. 전신 현대자동차써비스에서 은퇴한 지 11년 만이자, 아마추어 지도자의 길을 걸으면서 팀을 떠난 지 9년 만에 현대캐피탈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그가 모교인 진주 동명고에서 후배 양성에 힘쓸 동안 배구는 ‘실업’이 아닌 ‘프로’로 탈바꿈했다. 하 감독은 “실업배구 때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며 “그때는 월급쟁이였는데 지금은 연봉을 받으니까 선수들이 더 열심히 하는 것 같다. 나이 많은 선수들도 눈에 띈다”고 했다. 그와 함께 뛰었던 후인정(37)은 아직도 선수 유니폼을 입고 있다. 그는 “90년대에는 서브포인제라서 경기 시간이 3시간 가까이 됐다. 혼자서 한 경기에서 100개 이상의 공을 때릴 때도 많았다. 지금은 랠리포인트제라서 선수들 체력 부담은 준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하 감독은 1일부터 팀에 합류했다. 재활 선수도 많고,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도 있어 아직까지는 탐색기를 보내고 있다. 밖에서 바라봤을 때 친정팀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겉은 남성적이고 멋있어 보였지만 세밀한 면이 부족해 보였다.” 문성민, 후인정, 최태웅, 이선규, 윤봉우 등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하지만 기본기나 수비가 다소 뒤처진 듯 보였던 것. 하 감독은 “현대캐피탈의 장점은 살리되 서브, 리시브, 수비 등 기본기를 보완해 세밀한 배구를 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고교 감독 때도 기본기에 충실한 배구를 선보였는데, 한창 진행중인 월드리그에서 공수 맹활약 중인 전광인(20·성균관대2)이 그의 제자이다. 하 감독은 현재 외국인 선수로 라이트 공격수를 물색중이다. 이와 함께 주포 문성민의 레프트 전향을 시도해볼 계획이다.

4남매의 아빠인 하 감독의 첫째(혜민), 둘째(혜진) 딸은 현재 학교에서 배구 선수로 뛰고 있다. 막내인 아들(혜성)·딸(혜교) 쌍둥이도 나중에 배구를 하겠다고 하면 굳이 말릴 생각은 없다. 하 감독은 “진주 동명고 감독일 때 선수들을 스카우트하러 부모님을 만나러 다녔는데 정작 배구쟁이인 나도 자식 운동을 안 시키는데 다른 부모한테 강요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이들을 말리지 않았고, 이후로는 내 이야기를 들려주고 부모님을 설득하곤 했다”고 밝혔다. 시골에서 농사를 짓던 그의 부모님도, “배구를 하겠다”는 장남을 굳이 말리지 않고 도시(진주)로 떠나보낸 터였다.

하종화 감독은 프로에서도 언행일치가 되는 지도자가 되고 싶다. 그는 “감독이 모범을 보이면 선수들이 따라와 줄 것이라 생각한다. 대선배로서 때론 형처럼, 감독으로서 때론 강한 지도자로 그렇게 선수들에게 믿음을 주면서 다가가겠다”고 밝혔다.

용인/글·사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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