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스포츠] 완성의 ‘트리플’
3은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이상적인 숫자다. 동양에서만이 아니다. 현대 스포츠의 발원지인 서양에서도 우승컵 3개나, 3부문 석권을 뜻하는 ‘트리플’, ‘트레블’이라는 말이 있다. 야구의 삼진과 쓰리 아웃, 축구의 해트트릭, 5세트중 3세트를 따내야 하는 배구의 승리 숫자 역시 3이다.
야구 타자가 타율·홈런·타점에서, 투수가 다승·평균자책·탈삼진에서 1위를 하면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한다. 농구에서도 득점·튄공잡기·도움에서 두자릿수를 달성하면 트리플 더블을 붙인다. 배구 경기에서는 가로막기·후위공격·서브에서 3점 이상을 올리면 역시 트리플 크라운이다. 프로골프에서는 브리티시·유에스·캐나디안 오픈에서 우승하면 트리플 크라운이라고 부른다. 리 트레비노(1971년)와 타이거 우즈(2000년)가 트리플 크라운의 주인공이다.
‘트리플 크라운’은 1894년 <아이리시 타임스>가 처음 쓴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아일랜드는 럭비 경기에서 맞수 격인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팀을 모두 꺾었다. 럭비는 현재에도 트리플 크라운 트로피를 준다. 1930년 경주마인 갤런트 폭스가 켄터키 더비 등 미국의 3대 경마에서 모두 우승했을 때 한 기자가 ‘트리플 크라운’으로 소개하면서 미국에서도 이 용어는 확산됐다.
유럽 축구에서는 정규리그, 축구협회(FA)컵,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하면 3관왕이란 의미의 ‘트레블’을 쓴다. 가장 최근의 트레블은 2009~2010 시즌 조제 모리뉴 감독이 이끌었던 이탈리아 인터 밀란이 달성했다. 유럽 축구클럽 통산 6번째 기록이었다.
아이스하키는 3피어리어드, 역도는 3차 시기까지만 허용된다. 태권도나 아마추어 레슬링도 3분3회전으로 경기가 펼쳐진다. 양궁은 1엔드 당 3발의 활을 쏜다. ‘3’은 이렇듯 스포츠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완성의 숫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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