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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예쁜 2위...안도 미키 우승

등록 2011-04-30 23:08

김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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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더블 토루프 실수, 다리가 후들…아쉬움은 없다”
하얀 은반 위를 수놓은 한 폭의 수묵화는 은은했다. ‘아리랑’ 선율은 비장했다. 온몸으로 음악을 감싸안은 김연아(21·고려대)의 표정은 고혹적이었다. 그러나 우승은 그의 것이 아니었다.

30일 밤(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2011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김연아는 검은색 바탕에 큐빅으로 산과 강이 수묵화처럼 표현된 의상을 입고 무대에 섰다. 마지막 4그룹 첫번째 주자로 나선 쇼트프로그램 2위 안도 미키(24·일본)가 안정적인 연기를 바탕으로 이미 130.21점의 높은 점수를 받은 상황. 쇼트프로그램에서 0.33점 차이의 근소한 우위를 점한 김연아가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129.88점 이상의 점수가 필요했다.

‘오마주 투 코리아’ 음악에 맞춰 연기를 시작한 김연아는 첫번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기본점수(10.10점)에 수행점수(GOE)가 1.60점이나 붙었다. 그러나 두번째 점프와 세번째 점프에서 연달아 실수가 나왔다.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트리플 살코 뒤 착지 불안으로 두번째 점프를 1회전으로 마무리했고, 트리플 플립도 1회전밖에 뛰지 못했다. 두번의 점프 실수로 김연아가 놓친 점수는 6~7점에 이르렀다.

초반 실수가 있었으나 김연아는 빠르게 평정을 되찾았다. 나머지 점프를 군더더기 없이 해냈다. ‘아리랑’ 선율에 맞춘 스파이럴 시퀀스는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김연아가 받아든 프리스케이팅 점수는 128.59점. 쇼트프로그램(65.91점)과 합해 총점은 194.50점이 됐다. 안도(총점 195.79점)에 1.29점 뒤져 2위로 만족해야 했다. 1.29점은 프리스케이팅 두번째 콤비네이션 점프 때 2회전 점프만 성공했어도 뒤집을 수 있는 점수였다.

안도는 2007 세계선수권 이후 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2006~2007시즌 절정기를 보낸 안도는 그동안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일본)의 맞수 구도에 밀려 3인자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올해 4대륙 선수권에 이어 세계선수권까지 우승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됐다. 3위는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184.68점). 아사다는 트리플 악셀이 회전수 부족으로 다운그레이드되고, 트리플 러츠에서는 롱 엣지 판정을 받는 등 점프에서 곤욕을 치르면서 114.13점을 받아, 총점 172.79점으로 6위를 기록했다.

김연아는 경기 뒤 “처음에 더블 토루프에서 실수하면서 긴장했는지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래서 플립에서도 주춤하고 말았다“면서 “그래도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했다. 최선을 다한 만큼 아쉬움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작은 차이로 졌지만 이번 대회에 참가한 것이 꼭 금메달을 따기 위한 것은 아니었다”고 강조하며 “지금은 쉬고 싶다. 잠시 멈췄던 평창 유치 활동을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연아는 1일 갈라쇼를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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