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수아레스 경징계 도마에
“공을 쳐내기 위해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머리는 너무 멀어 손을 썼다.”(우루과이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
“심판은 골로 선언했어야 했다. 부심은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르겠다. 레드카드는 아무것도 바꿔놓지 못했다.”(가나 주장 존 판칠)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 열린 월드컵에서 아프리카의 마지막 희망 가나가 우루과이의 핸들링 반칙에 막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가나는 3일 새벽(한국시각)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8강전에서 전후반 1-1로 비긴 뒤, 연장전 추가시간이던 연장 32분 도미니크 아디이아(AC밀란)의 헤딩슛을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손으로 쳐내 결승골을 날려버렸다. 수아레스는 레드카드를 받아 퇴장당했고, 가나는 페널티킥을 얻었지만 아사모아 기안(렌)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튕겨나가는 바람에 황금 같은 기회를 살려내지 못했다. 가나는 결국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실축한 끝에 2-4로 졌다. 가나의 밀로반 라예바츠 감독은 “우리는 이렇게 질 팀이 아니었지만, 이것이 축구라는 말밖에 할 수 없지 않겠느냐”고 했다.
레드카드로 팀의 4강 탈락 위기를 구해낸 수아레스는 천당과 지옥을 순식간에 오간 뒤 “팀과 조국을 위해 뭔가 해야 했다”고 말했다. 수아레스의 손은 이번 대회 ‘신의 손’이 됐다. 게다가 국제축구연맹(피파) 심판위원회는 수아레스의 핸들링 반칙에 대해 다음 한 경기 출정정지만 결정해 수아레스는 결승전이나 3~4위전에 출전할 수 있게 됐다. 피파 상벌규정에는 고의로 손을 사용해 골을 막으면 최소 1경기 이상 출전정지를 할 수 있게 돼 있다. 이에 대해 <에이피>(AP)는 “수아레스는 가나 선수들의 기쁨을 훔쳐갔지만 여전히 월드컵을 즐길 수 있게 됐다”며 “남은 경기 모두 그를 뛰지 못하게 했어야 할 피파가 추가 징계를 내리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오상 기자 ko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