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의 박지성(가운데)이 24일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 전반 통렬한 선제골을 넣은 뒤 뛰어가고 있다. 사이타마/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전반 6분 ‘벼락골’ 터지자 해설자들 “역시 에이스”
일 누리꾼 “오카다 감독, 본선 전패 불명예 안을것”
일 누리꾼 “오카다 감독, 본선 전패 불명예 안을것”
<한겨레>가 일본에 대한 뉴스전문 포털사이트 <제이피뉴스>(JPnews.kr)와 제휴해 일본 소식을 전달합니다. 24일 저녁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한-일 평가전에서 한국이 2-0 완승을 거두자 경기를 지켜보던 일본인들이 부러움에 가득찬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원문을 보시고자 하시는 분은 아래에 있는 바로가기를 누르시면 <제이피뉴스>의 해당 기사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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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출정식을 앞두고 24일 열린 한일전에서 일본축구팀이 패배하자 일본 축구팬들이 상심에 빠졌다. 일본으로선 절대로 져서는 안 되는 시합을 졌다며 한국축구의 힘에 무력감을 느끼고 있다.
전반 6분 박지성의 벼락골이 터지자 시합을 중계하던 일본 텔레비전 해설자들이 신음섞인 탄성이 쏟아졌다.
“에이스의 힘이 이런 거군요. 공을 잡자마자 풀스피드로 달려나가 바로 골을 넣습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슛입니다. 타이밍이 완벽하네요. 셋이나 달라붙었는데. 정말 박지성 대단합니다.” “세계 무대를 경험한 선수는 역시 그 실력 향상이 상상을 초월하네요.”
경기 도중 한국 선수들이 중원에서 일본 선수들의 공을 커트할 때도 그들은 신음했다. 번번이 막히는 일본의 공격에 안타까움을 토로할 뿐이었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바로 다음 동작에 들어가네요.” “그렇지요. 일본 선수들은 주위가 움직이지 않아요. 상대편으로 전진하지 않으면 골을 넣지 못하는데, 그냥 멈춰버립니다.” “측면으로 전개하지도 않네요. 중앙만 고집하는 단조로움이 눈에 띕니다.” “혼다가 오늘 시합에서는 어디 있는지 안 보이네요. 결국 저 정도 수준이었던 겁니다.” 후반 45분 심판의 호루라기가 울렸다. 단 한 번의 스루패스. 일본팀이 그토록 갈망하던 선수비, 후역습의 스루패스에 의한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카운터 공격이 한국팀에서 터져나왔다. 골키퍼와 맞서다 넘어진 박주영을 보면서 웬만하면 “저건 시뮬레이션 아닌가요?”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해설자들은 가차없다. “골키퍼가 먼저 건드렸네요.” 일본 축구팬들의 실망은 박지성과 한국팀에 대한 부러움으로 변했다. 한일전을 보러 사이타마 경기장으로 가지 못한 일본 축구팬 100명은 월드컵에 맞춰 오픈한 도쿄 하라주쿠의 ‘나가타 넷 카페’에 모여, 일본팀을 응원했다. 이 카페는 일본의 축구영웅 나가타 히데토시가 구상한 곳으로, 지난달 4일 문을 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일본을 방문하는 해외 서포터들을 대접하고 싶다는 나가타의 생각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시합이 시작하기 전 카페를 찾은 한 축구팬(23·전문학교 학생)은 한국팀의 강점에 대해 “정신적인 면이 강하다. 학교에 한국 유학생이 많은데, 다들 지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팀의 기대주로는 혼다 게이스케를 들면서 “챔피언스 리그에서 나름 성과를 냈고, 지금도 가장 잘하는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그러나 전반 6분 박지성에게 선제골을 허용하자 카페 분위기는 순식간에 낙담 모드로 바뀌었다. 쓴웃음을 짓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서포터들은 카페 점원들과 함께 ‘일본 차차차’를 외치며 응원했으나, 결국 0-2로 패배하자 고개를 떨궜다.
회사 업무를 끝내고 카페에 들른 30대 회사원은 “박지성 정말 대단합니다. 일본에 주세요. 박지성 같은 선수가 필요해요”라며 일본이 한국에 비해 부족한 것은 ‘공격력’이라고 말했다. 박지성이 골을 넣었을 때의 느낌을 묻자 “안타까운 마음이 절반, 한국이 대단하다는 느낌이 절반이었다”고 말했다. 옆에 있던 다른 회사원은 박지성이 수비를 제치고 나오자 “와! 바로 뚫렸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회사원은 “한국팀 움직임이 다르다. 패스도 잘했다. 일본은 작은 패스가 많았지만, 한국은 좌우를 잘 활용했다. 후반에 일본이 밀어붙이긴 했지만, 역시 리드하는 팀의 여유가 느껴졌다”고 관전평을 내놓았다. 한국팀에 대해선 “전반적으로 공격으로 전환하는 타이밍이 좋다. 특별히 이 선수가 좋다라고 하기보다 조직력이 강하다”고 평했다.
시합이 끝나자 카페에 모인 서포터들은 삼삼오오 조용히 카페를 떠났다.
일본 네티즌들은 일본팀과 오카다 감독을 비난하고 있다. 일본이 월드컵을 모독하고 있다는 비아냥도 나온다.
“오카다 감독은 월드컵 본선 6전6패의 불명예 감독이 될 것이다.”“일본은 월드컵을 모독하고 있다.” “너무 부끄럽다. 이런 팀이 국가대표라니. 세계를 바보취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6개월 간 아무런 성장이 없었다는 것이 증명됐다.” “책임을 느낀다면 바로 사임하라. 오카다!”
정리 유강문 기자
가게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JP NEWS 제공
“한국 선수들은 공을 잡으면 바로 다음 동작에 들어가네요.” “그렇지요. 일본 선수들은 주위가 움직이지 않아요. 상대편으로 전진하지 않으면 골을 넣지 못하는데, 그냥 멈춰버립니다.” “측면으로 전개하지도 않네요. 중앙만 고집하는 단조로움이 눈에 띕니다.” “혼다가 오늘 시합에서는 어디 있는지 안 보이네요. 결국 저 정도 수준이었던 겁니다.” 후반 45분 심판의 호루라기가 울렸다. 단 한 번의 스루패스. 일본팀이 그토록 갈망하던 선수비, 후역습의 스루패스에 의한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카운터 공격이 한국팀에서 터져나왔다. 골키퍼와 맞서다 넘어진 박주영을 보면서 웬만하면 “저건 시뮬레이션 아닌가요?”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한데, 해설자들은 가차없다. “골키퍼가 먼저 건드렸네요.” 일본 축구팬들의 실망은 박지성과 한국팀에 대한 부러움으로 변했다. 한일전을 보러 사이타마 경기장으로 가지 못한 일본 축구팬 100명은 월드컵에 맞춰 오픈한 도쿄 하라주쿠의 ‘나가타 넷 카페’에 모여, 일본팀을 응원했다. 이 카페는 일본의 축구영웅 나가타 히데토시가 구상한 곳으로, 지난달 4일 문을 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일본을 방문하는 해외 서포터들을 대접하고 싶다는 나가타의 생각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시합이 시작하기 전 카페를 찾은 한 축구팬(23·전문학교 학생)은 한국팀의 강점에 대해 “정신적인 면이 강하다. 학교에 한국 유학생이 많은데, 다들 지는 것을 싫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팀의 기대주로는 혼다 게이스케를 들면서 “챔피언스 리그에서 나름 성과를 냈고, 지금도 가장 잘하는 선수”라고 추켜세웠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박주영(오른쪽)이 24일 사이타마에서 열린 일본과의 평가전 후반 종료 직전 페널티골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이타마/김진수 기자 j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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