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턴스챌린지 단일종목 흥행 ‘깜짝성공’
트랙을 달리는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 선두를 빼앗기 위한 치열한 자리 다툼, 그리고 결승점을 통과한 뒤 숨이 넘어가며 고통스러워하는 표정….
11일 밤 경기 화성시 삼성전자 육상경기장에서 야간 경기로 열린 ‘2005 삼성디스턴스챌린지’는 육상도 얼마든지 관중을 동원할 수 있고,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비인기 종목의 대명사로 불리는 육상 트랙경기는 대회 때마다 무료임에도 고작 수십명의 관중이 넓은 스타디움의 황량함을 보여주곤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는 단일종목(5000m)에 자발적인 관중 5천여명이 몰려 육상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다.
트랙 일부분까지 관중들이 다가설 수 있게 만들어 관중들은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삼성전자)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 여자마라톤 우승자 노구치 미즈키(일본)같은, 평소 멀리서 보거나 화면에서만 보던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척에서 바라볼 수 있는 즐거움을 누렸다.
관중들은 선수들이 사력을 다해 트랙을 도는 동안 이름을 부르며 목이 터져라 응원을 했고, 이에 선수들은 숨이 넘어가도록 달렸다. 일부 선수들은 결승점을 통과한뒤 구토를 하기도 했고, 한동안 쓰러져 숨을 헐떡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래서 기록도 좋았다. 비록 한국신기록은 나오지 않았지만, 남자 5000m에서 13분대가 3명이나 나왔다.
유여춘 〈문화방송〉 마라톤 해설위원이 경기장을 오가며 재미있고, 전문적인 현장 경기해설을 한 것도 새롭기도 했지만, 관중들의 흥을 돋구는 구실을 했다.
이날 자신의 한국기록(15분54초44)에 0.68초 모자라 한국기록 경신에 실패한 이은정(삼성전자)은 “트랙 바로 옆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해주니까 후반 처질 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화성/글·사진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이날 자신의 한국기록(15분54초44)에 0.68초 모자라 한국기록 경신에 실패한 이은정(삼성전자)은 “트랙 바로 옆에서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해주니까 후반 처질 때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화성/글·사진 이길우 기자 niha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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