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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짧은 휴식’도 그들에겐 사치

등록 2010-02-10 19:26수정 2010-02-11 07:35





스포츠 창 /

지난해 12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냈던 기아 타이거즈. 우승 감격에 일본 미야자키 캠프 분위기가 다소 느슨해질 만하건만 조범현 감독 앞에서는 어림없다. 저승사자가 따로 없다.

조 감독은 기아 선수단이 훈련하고 있는 휴가시 오쿠라가하마구장 2층 감독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가 그라운드로 내려오면 선수들은 바짝 긴장한다. 호명되는 선수는 조 감독의 펑고(수비 훈련을 위해 코치가 공을 쳐주는 일)를 받아야 하고, 직접 던져주는 배팅볼을 쳐야 한다. 8일에는 이종환, 9일에는 박기남, 안치홍, 김민철이 조 감독한테서 ‘특별수업’을 받았다. 특히 박기남은 조 감독이 쳐준 펑고 200개를 받은 뒤 그라운드 위에 그대로 뻗어버리기도 했다.

선수들은 죽을 맛이지만 조 감독은 흐뭇하다. 그는 “지난해만 해도 이 정도 훈련하면 선수들이 숙소에서 드러눕기 바빴는데, 올해는 선수들 체력이 좋아져서인지 똑같은 훈련을 해도 몸이 멀쩡하다. 앞으로 훈련을 더 시켜야 될 것 같다”며 미소지었다.

한국시리즈 3연패에 실패한 2등 팀 에스케이도 일본 고지에서 해마다 반복되는 지옥훈련을 소화중이다. 비가 와도 예외는 없다. 9일 예정된 자체 연습경기가 1회말 도중 우천으로 중단되자 투수들은 인근 산 계단(150여개)을 10차례 오르락내리락해야 했다. 야수들은 실내연습장에서 타격훈련을 한 뒤 보조구장에서 비를 맞으며 수비훈련까지 마쳤다. 비로 내심 휴식을 바랐던 선수들은 “차라리 연습경기를 하는 게 나았다”고 푸념했다.

에스케이는 11일부터 일본 팀들과 연습경기를 한다. 설날인 14일에도 한신 2군과 연습경기가 잡혀 있다. 기아는 13일 두산과 연습경기를 한다. 현실에 안주하면 뒤처진다는 것을 알기에 쉼표 없이 더욱 담금질에 열심인 기아와 에스케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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