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티니 ‘29득점’ 완승 이끌어…여자배구 3위 눈앞
데스티니 후커(23·GS칼텍스)는 경기 전 양손 손가락에 테이프를 감으면서 흰색 반창고 위에 아빠, 엄마, 친구의 이름과 성경 구절을 적는다. 그만의 의식으로, 최고의 승부를 다짐하는 것이다. ‘데스티니’란 이름은 ‘운명처럼 좋은 일만 하라’는 뜻에서 아버지가 지어줬다. 그의 이름처럼, 데스티니가 팀의 운명을 바꿔놓고 있다.
‘데스티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지에스(GS)칼텍스는 21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시즌 V-리그 여자부 경기에서 개인 최다득점(29개)을 올린 데스티니를 앞세워 2위 케이티앤지에 3-0(25:19/28/26/25:17) 완승을 거뒀다. 공격(성공률 42.12% 대 34.71%), 수비(디그 70개 대 65개), 가로막기(6개 대 4개) 부문에서 모두 앞서며 올해 당한 4전 전패를 앙갚음하는 완벽한 승리였다. 특히 배유나(7득점)는 케이티앤지 주포 몬타뇨(25득점)의 공격을 3차례나 차단하면서 상대 공격의 맥을 끊는 몫을 잘해냈다.
데스티니 영입 이후 1·2위를 잇따라 무릎 꿇리며 8연패 뒤 4연승을 내달린 지에스칼텍스(6승10패)는 3위 흥국생명(6승9패)에 반경기 차로 다가섰다. 외국인 선수를 이브에서 데스티니로 바꾸기 전까지는 꿈꾸지 못했던 플레이오프 진출을 가시권에 뒀다.
지금껏 1위팀 현대건설 외에는 모든 팀에 전승을 거뒀던 케이티앤지는, 지에스칼텍스에 일격을 당하면서 시즌 첫 연패에 빠졌다. 몬타뇨에 의지한 단조로운 공격이 패인이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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