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우리캐피탈전
12월27일 신협상무전부터 이틀에 한 번꼴로 경기를 치른 삼성화재. 평균 나이 서른 살 이상의 선수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다. 특히 1일 맞수인 현대캐피탈전에서 역전패를 당하면서 13연승이 깨진 이후부터는 피로감이 배가 됐다. 한 수 아래의 프로팀 막내 우리캐피탈과의 경기는 그래서 힘겨웠다. 설상가상으로 ‘믿는 구석’인 외국인 선수 가빈마저 경기 초반 공격성공률이 저조했다. 벼랑 끝에서 삼성화재를 살린 것은 가로막기였다.
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09~2010 시즌 V-리그 남자부 1위 삼성화재와 6위 우리캐피탈의 경기. 예상을 깨고 시소게임이 펼쳐졌다. 삼성화재 선수들의 체력 고갈은 심각한 반면 나흘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한 우리캐피탈 선수들의 몸은 가벼웠다. 1세트는 우리캐피탈이 가져갔다.
승부는 3세트에서 갈렸다. 아홉 차례나 듀스 접전이 이어졌다. 우리캐피탈은 32-32에서 연거푸 공격 실책이 나오며 자멸했다. 3세트를 따낸 삼성화재는 4세트에서 가빈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3-1(23:25/25:22/34:32/25:15)로 경기를 매조지했다. 리그에서 평균 키가 작은 축에 드는 삼성화재의 이날 가로막기 수는 23개. 우리캐피탈은 11개에 머물렀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기 뒤 “선수들이 너무 지쳐 있어서 무조건 버티라고만 강조했다. 정신력으로 이긴 것 같다”며 한숨을 돌렸다. 가빈이 43득점을 기록했고, 센터 고희진이 가로막기를 6개나 성공하는 등 14득점으로 승리의 밑돌을 놨다.
이어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케이티앤지(KT&G)가 지에스(GS)칼텍스를 3-0(25:23/25:18/25:21)으로 꺾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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