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이택근·장원삼·이현승 트레이드 승인
가입금 해결로 정회원 자격 얻자마자 단행
가입금 해결로 정회원 자격 얻자마자 단행
프로야구 히어로즈가 30일 3건의 대형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가입금 문제 해결로 정회원 자격을 얻은 지 반나절도 채 안 돼 이뤄진 대바겐세일이다. 유영구 야구위원회(KBO) 총재는 곧바로 3건의 트레이드를 모두 승인했다.
히어로즈는 이날 팀 간판타자인 이택근(29)과 좌완 원투 펀치 장원삼(26), 이현승(26)을 각각 엘지, 삼성, 두산으로 트레이드했다. 이택근 대신 엘지로부터는 포수 박영복(26)과 외야수 강병우(23)에 현금 25억원을 얹어 받고, 삼성에 장원삼을 보내는 대신 왼손 투수들인 박성훈(27)과 김상수(21), 현금 20억원을 받기로 했다. 히어로즈와 삼성은 지난해 장원삼과 박성훈+30억원을 맞바꾸는 데 합의했다가 유영구 총재의 승인 거절로 트레이드가 무산된 바 있는데, 1년 만에 트레이드가 다시 성사된 셈이다. 또 히어로즈는 이현승을 두산에 내주고 왼손 투수 금민철(23)과 현금 10억원을 받는 데 합의했다.
이제 관심은 히어로즈의 선수 팔기가 3명에서 그칠 것인가에 쏠린다. 모기업 없이 스폰서와 관중 수입만으로 운영되는 히어로즈는, 주축 선수 3명을 팔면서 1년 팀 운영비의 절반에 가까운 55억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야구계 안팎에서는 55억원 중 얼마 정도는 가입금 납부 등에 미리 쓰여졌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유 총재가 이번 트레이드를 전격 승인한 것도 트레이드로 받는 돈 없이는 히어로즈의 내년 시즌 팀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야구위는 트레이드를 승인하면서 “히어로즈의 현금을 전제로 한 트레이드는 원칙적으로 2010 시즌이 끝날 때까지 불허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이 단서도 지켜질지 의문이다. 시한폭탄과도 같은 히어로즈의 자금난이 시즌 중에라도 다시 불거지면, ‘8개 구단 체제 유지’의 대의상 이번처럼 트레이드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선수간 트레이드를 가장한 물밑 현금 트레이드를 제재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 이번 빅세일에서 소외된 한화, 롯데 등 구단들이 ‘형평성’을 내세워 야구위를 옥죈다면 추가 트레이드를 저지할 명분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히어로즈의 현금 트레이드가 이번 3건에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이유다.
이에 앞서 야구위는 이날 오전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이사회를 열어 히어로즈 구단의 가입금에 대해 논의했다. 이사회는 연고지 분할 보상금으로 두산·엘지가 각각 27억원씩 받고, 에스케이는 히어로즈의 전신 현대의 연고지 침해에 따른 보상금으로 20억원을 받는 것으로 결정했다. 받은 돈 가운데 두산 엘지는 각각 5억원, 에스케이는 4억원을 야구발전기금 명목으로 내놓는다. 이로써 히어로즈는 애초 약속한 구단 가입금 120억원을 완납해 정회원으로 인정받게 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