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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배구는 세터하기 나름

등록 2009-12-09 21:18

최태웅·김상기·한수지…
남자배구 감독들은 한 목소리로 말한다.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만 막으면 삼성화재를 꺾을 수 있다”고. 가빈이 삼성화재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가빈 틀어막기는 말처럼 쉽지가 않다. 2m7의 장신 공격수에다가 배후에는 자타공인 최고 베테랑 세터 최태웅이 있기 때문이다.

강약을 조절하는 최태웅의 토스는 매번 상대팀 수비수들의 혼을 빼놓는다. 가빈도 “최태웅은 내가 호흡을 맞춰본 세터 중 최고다. 높낮이 조절은 물론 세기까지 내가 때리기 딱 좋게 공을 띄워준다”고 말한다. 최태웅은 남자 배구 세트(공격수가 공격하기 쉽도록 공을 올려주는 것) 부문에서 단연 1위를 달리고 있다.

배구는 흔히 세터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세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지난 시즌 팀 최다연패의 굴욕까지 당했던 켑코 45는 9일까지 3승을 챙겼다. 지난 시즌 통틀어 4승밖에 올리지 못했는데 올해는 세터 김상기가 상무에서 제대하고 창단 뒤 최초로 외국인 선수까지 영입하면서 승수가 쌓이고 있다.

김상기는 시즌 초반 당한 허리 부상 때문에 한달여 동안 공백기를 가졌지만 8일 신협상무전에 선발로 출전해 팀 승리에 밑돌을 놨다. 김상기는 이날 보호대를 차고 경기에 출전, 현란한 볼 토스로 팀 공격성공률을 60% 가까이 끌어올렸다.

여자배구 현대건설의 독주에도 4년차 세터 한수지의 성장이 한 몫 한다. 현대건설은 이숙자가 지난 2007년 자유계약(FA)으로 지에스칼텍스로 팀을 옮기면서 그동안 세터 부재에 시달려왔다. 그 숨통을 트여주는 이가 한수지다. 한수지는 지난 시즌만 해도 신인 염혜선과 번갈아가며 기용됐으나, 이번 시즌에는 당당히 주전 세터로서 팀의 윤활유 역할을 해주고 있다. 세트 부문에서도 이효희(흥국생명), 이숙자를 제치고 당당히 1위다. 케이티앤지도 센터 김세영의 부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베테랑 세터 김사니의 안정된 볼배급을 바탕으로 현재 2위에 올라 있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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