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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들 “인정 못해”…선수노조 험난한 앞길

등록 2009-12-02 21:54수정 2009-12-03 00:33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2일 서울 서초구 교육문화회관에서 연 정기총회에 참석한 롯데 이정훈(맨 왼쪽) 등 선수들이 손민한 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경호 기자 <A href="mailto:jijae@hani.co.kr">jijae@hani.co.kr</A>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가 2일 서울 서초구 교육문화회관에서 연 정기총회에 참석한 롯데 이정훈(맨 왼쪽) 등 선수들이 손민한 회장의 인사말을 듣고 있다.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선수단 내부갈등도 숙제
프로야구선수협회가 2일 프로스포츠 최초로 노동조합 설립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노조 설립 찬반투표에서 드러난 선수단 내부 갈등과 한국야구위원회(KBO) 및 구단들의 반발은 험난한 가시밭길을 예고하고 있다.

선수협은 일단 선수단 내부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총회 참가자 90% 이상이 찬성했다고는 하지만 삼성과 엘지 선수들은 공식적으로 투표 불참을 선언했다. 두 구단 선수들은 표면적으로 “노조는 시기상조”라는 이유를 대고 있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삼성은 그룹 자체가 노조를 인정하지 않고 있고, 엘지는 선수협 사태 때 구본무 구단주의 반발로 몇 해 동안 그룹의 지원이 줄었던 아픔이 있다.

야구위 및 구단들의 반발도 거세다. 이상일 야구위 사무총장은 “프로야구 선수들은 지금껏 (세금을 3.3%밖에 내지 않는 등) 개인사업자로서 혜택을 누려왔다. 근로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노조 설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선수협회가 노동조합 설립을 강행해 노동부로부터 승인을 받게 된다면 행정소송으로 맞서겠다”며 법적 다툼까지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이 총장은 “선수 노조가 만들어졌을 때 교섭단체는 케이비오가 아니라 각 구단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프로야구 사장단은 투표 결과 자체를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다. 2일 총회에 참석한 선수는 신고선수 포함, 전체 530여명 중 273명. 이들 중 205명이 투표해 188명이 찬성했다. 수도권 구단의 한 사장은 “전체 선수 가운데 205명만이 투표했다. 전체 선수의 과반수도 되지 않는다. 투표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 수”라고 말했다. 개정된 선수협회 정관을 보면 ‘총회는 재적회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회하고, 출석회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고 돼 있다.

지방 구단의 한 사장도 “(총회원의) 과반수가 찬성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투표 결과는 아무 의미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선수들이 노조를 만든다면 우리는 야구를 안 한다. 지금껏 이사회에서 나눈 얘기대로라면 8개 구단 중 4개 구단은 야구단을 접을 것”이라며 초강경 자세를 보였다. 구단들은 ‘한 해 150억~200억원씩 적자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이 노조를 만들겠다는 것은 판을 깨자는 얘기로밖에 안 들린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00년 선수협회 출범 당시에도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선수협회가 험난한 가시밭길을 뚫고 프로스포츠 첫 선수노조를 탄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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