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선수 목조른 베컴
심판에 욕설 파문 서리나
상대 배려없는 타이거우즈
심판에 욕설 파문 서리나
상대 배려없는 타이거우즈
한 장의 사진이 있다. 한 사람이 두 팔로 다른 사람의 목을 조르고 있다. 영화 컷이나 드라마의 장면이 아니다. 축구장에서 일어났던 장면이다. 목을 조르는 사람은 잉글랜드 미남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34·LA 갤럭시)이다. 베컴은 지난 13일(한국시각) FC댈러스와의 미국프로축구 메이저리그(MLS) 경기에서 팀 동료 랜든 도노번이 상대팀 선수들과 몸싸움을 벌이자 가운데 끼어들어 대니얼 에르난데스의 목을 졸랐다. 누가 봐도 과한 행동이었다. 베컴이 최근 영국내 설문조사에서 55%의 압도적인 지지로 ‘영국 어린이들의 롤 모델’로 뽑힌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다혈질적 기질은 여자테니스 스타 서리나 윌리엄스(미국)도 결코 뒤지지 않았다. 서리나도 같은날(13일) 열린 유에스오픈테니스 여자단식 4강전에서 라인심에게 욕설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2세트 매치포인트에 몰렸있던 그는, 라인심이 자신의 서브에 대해 ‘풋폴트’(서브할때 라인을 밟는 것)를 선언하자 화를 참지 못하고 “내가 누구인지 아느냐. 할 수만 있다면 당신 입에 테니스 공을 쑤셔넣고 말겠다”는 폭언을 퍼부었다. 이 때문에 윌리엄스는 페널티를 받아 경기에 진 것은 물론이고 1만500달러의 벌금까지 물게 됐다. 현재 추가징계까지도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다. <엘에이 타임스> 등을 통해 ‘잔여시즌 출장중지를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등 여론도 좋지 않다.
스포츠 경기 도중 비매너라면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피해갈 수 없다. 우즈는 종종 자신의 퍼팅이 끝나면 상대 선수를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다음 홀로 이동해 버린다. 경기가 잘 안 풀리면 ‘F’자가 들어간 욕설도 퍼붓는다. 한 카메라 기자에게는 “다음번에 사진 찍으면 목을 부러뜨리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오죽하면 <이에스피엔>(ESPN) 칼럼니스트가 “연 1억달러 이상을 버는 스포츠 선수라면 매너부터 고쳐라”라고 직언했을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뛰고 있는 미셸 위 또한 지금은 나아졌지만 프로암 대회에서의 불친절과 잦은 기권 등의 매너없는 플레이로 한때 구설수에 오른 적이 있다. 물론 스포츠정신에 입각한 매너있는 행동으로 칭찬받는 선수들도 꽤 있다. 최근 한국오픈에 참가한 일본 프로골퍼 이시카와 료(18)도 그들 중 한 명이다. 료는 함께 라운딩한 선수가 투온에 성공하자 기꺼이 박수를 쳐줬고, 다른 선수의 공이 긴 러프에 들어가자 함께 찾아주는 등 어린 나이답지 않은 배려심과 깔끔한 매너를 보여줬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유도 남자 60㎏급 세계 1위였던 루드비히 파이셔(오스트리아)는 결승에서 최민호에게 한판패를 당하고도 눈물을 흘리는 승자의 등을 두들겨 주고 축하의 포옹을 해줬다. 아름다운 패자에게 한국 누리꾼이 붙여준 별명은 ‘극강 매너’였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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