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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를 나는 스릴 웨이크보드 빠져볼까

등록 2009-08-28 18:49수정 2009-08-28 19:49

지난 26일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개막한 2009 춘천레저프레대회 첫날 웨이크보드 종목에 출전한 선수가 멋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지난 26일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개막한 2009 춘천레저프레대회 첫날 웨이크보드 종목에 출전한 선수가 멋진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물에서 즐기는 스노보드…한강에서도 가능
춘천 이색 레저스포츠 국제대회 30일까지
28일 오후 1시 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웃옷을 훌훌 벗어던진 한 무리의 외국인이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지나간다. 그들의 몸은 제법 까맣다. 곧 눈앞에 물이 펼쳐진다. 춘천 의암호다. 경쾌한 음악소리로 귀는 따갑다. 인기가요부터 팝송, 제이(J)-팝까지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스피커를 통해 ‘아시아웨이크보드챔피언십’이 열린다는 사실이 공지된다. 아시아웨이크보드챔피언십은 지난 26일 개막한 2009 춘천국제레저프레대회 중 하나의 행사로 열리는 국제대회. 국제대회라고는 하지만 경기 자체가 갖고 있는 자유스러움 때문에 축제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첫 주자인 일본의 쇼다 데즈카 선수가 출발했다. 14살. 보트와 연결된 줄에 의지한 채 현란한 묘기가 이어진다.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 관중의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한 웨이크보드는 물 위에서 타는 스노보드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보통 시속 35~37㎞로 달리는 보트 뒤에 이어진 줄을 잡고 350m 거리를 왕복하며 10~12가지 묘기를 선보인다. 보트에서 발생한 파도를 잘 이용해야 한다. 우승훈 웨이크보드 국가대표팀 감독은 “수상스키는 기록경기인 반면, 웨이크보드는 피겨처럼 기술의 완성도와 난이도, 그리고 연기를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채점은 보트 위에 탄 3명의 심판에 의해 매겨지는데, 줄을 두 번 놓치면 그때까지의 기술로만 점수가 주어진다.

웨이크보드의 매력은 ‘스릴’과 ‘멋’이다. 3년 동안 야구 선수 생활을 하다가 그만두고 웨이크보드의 세계에 빠져든 고하리(18·건대부고2)는 “물과 하나가 된 뒤 공중으로 날아오르면 마치 새가 된 듯하다”며 “720도 회전에 꼭 도전해보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얼굴에 여드름이 가득한 차세대 유망주 정인상(14·안양관양중3)은 “물 위에서 즐기는 스릴이 너무 좋다. 새로운 기술들을 터득하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는 한국 대표 7명 등 40개국 105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국내에 웨이크보드가 상륙한 것은 10년도 채 되지 않는다. 원래 수상스키 선수였던 우 감독이나 대표팀 맏형인 김용일(35)이 한국 웨이크보드 1세대라 할 수 있다. 국제심판 자격증도 갖고 있는 우 감독은 “이젠 수상스키와 웨이크보드를 즐기는 선수 비율이 5 대 5 정도로 비등해졌다”며 “1년에 4차례 전국대회가 열리고 대한수상스키협회의 지원도 받기 때문에 시설이나 지원 면에서는 외국보다 훨씬 낫다”고 했다. 외국에서는 보통 자기 소유의 보트가 있어야 웨이크보드를 탈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한강 등지에서 2만원 남짓이면 보트를 빌려 얼마든지 즐길 수 있다.

웨이크보드 외에 익스트림 스포츠 B3(인라인 스케이트·스케이트보드·BMX), 스포츠클라이밍, 패러글라이딩, 인라인슬라럼 등 이색 레저스포츠 경기가 펼쳐지는 2009 춘천국제레저프레경기대회는 30일까지 계속된다. 춘천/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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