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켑코45 감독
강만수 켑코45 감독
고3때 뮌헨올림픽 최연소 국가대표
8년만에 코트 복귀한 ‘아시아 거포’
“토종선수 중심 끈기배구 보여줄 것”
고3때 뮌헨올림픽 최연소 국가대표
8년만에 코트 복귀한 ‘아시아 거포’
“토종선수 중심 끈기배구 보여줄 것”
8년 만에 다시 선 코트는 어땠을까. 그는 “숨이 탁 트였다”고 했다. “배구쟁이는 배구코트 위에 서 있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도 했다. 지난 6월 말 켑코45 신임 사령탑으로 임명된 뒤 신고식(부산 국제대회)을 마친 강만수 감독(54)을 의왕시에 있는 켑코45 훈련장에서 만났다.
■ 선수 강만수 그는 부산 성지공고 3학년이던 1972년 뮌헨올림픽에 앞서 구기 종목 사상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까까머리 고등학생은 그 때 처음 비행기를 탔다. 프랑스에서 북한과의 예선전을 끝내고 올림픽이 개막할 때까지 한 달여 동안 네덜란드 등을 돌아다니기도 했다. 비록 대표팀에서 물주전자만 들고 벤치를 왔다갔다 했지만,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 올림픽 당시에는 테러리스트들이 이스라엘 선수단이 묵던 바로 앞 동을 점령하면서 꼼짝없이 숙소에 갇혀 있기도 했다. 1972년 첫 발을 뗀 국가대표 생활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까지 이어졌다. 그는 장윤창 등과 함께 한국 배구 전성기를 이끌면서 ‘아시아의 거포’로 화려한 선수 시절을 보냈다.
■ 아버지 강만수 역시 피는 물보다 진한 것일까. 그의 둘째 아들 성호(경희대3)는 야구를 한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했으니 조금 늦게 발을 들인 감이 없지 않다. 아버지를 닮아 키가 크고 손도 커서 투수를 시켰다. 자연스레 아들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꿈도 꿨다. 하지만 손 부상 등으로 아들은 투수로서 지금껏 그리 빛을 보지 못했다. 강 감독은 “체형 때문에 투수를 시켰는데, 나중에 보니 방망이 감각이 좋았다. 처음부터 투수가 아닌 타자를 시킬 걸 하는 후회도 했다”며 아쉬워했다. 첫째 아들 성준은 일본에서 유학 중이다. 강 감독도 은퇴 이후 7년 동안 일본에서 학업 및 선수 생활을 이어갔었다.
■ 감독 강만수 켑코45 선수들 가운데 최석기(2m), 최귀동(1m95) 정도가 강 감독(1m95)과 키가 같거나 크다. 주전 레프트 정평호가 1m83이니 높이 배구는 어림없다. 키가 큰 스타플레이어가 즐비했던 현대자동차서비스 감독(1993~2001년) 때와는 확실히 선수 구성이 다르다. 때문에 강 감독이 강조하는 것은 서브 리시브와 수비다. 상대의 높은 가로막기를 뚫으려면 약속된 속공 플레이가 필요하고, 그러려면 안정된 서브 리시브가 필요하다. 강 감독은 “선수들 수비 폼이 전체적으로 딱딱하다. 순발력을 기르는 등 대부분 시간을 수비훈련에 할애한다”고 했다.
켑코45는 예전보다 훈련량이 늘었다. 하지만 분위기는 훨씬 좋아졌다. 창단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등 구단 지원도 늘었고, 선수들 사이에 ‘뭔가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엿보인다. 강 감독은 “우리 팀은 스타는 없지만, 선수들이 단합된 모습을 보인다. 외국인 선수 중심이 아닌 토종 선수 중심의 짜임새 있고 끈기있는 배구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8년 만에 돌아온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의 두 번째 도전은 이제 막 시작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강만수 켑코45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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