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데뷔 1년차 오딘, 얀코비치 꺾고 16강
“7살때 윌리엄스 자매 보며 키운 꿈 현실로”
“7살때 윌리엄스 자매 보며 키운 꿈 현실로”
열일곱 소녀는 아주 들떠 있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방금 전, 그는 전 세계 1위 옐레나 얀코비치(세르비아·세계 6위)를 눌렀다. “난생 처음 세계 톱 10 안에 드는 선수를 상대했지만, 윔블던이 아니라 그냥 보통의 경기라고 생각했어요. 어이쿠, 16강전부터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싸우게 되겠네요!”
1991년 9월생인 멜라니 오딘(124위)은 2008년 프로 데뷔 뒤 투어 대회 성적이 7승10패로, 그동안 승보다 패가 더 많았다. 2009 윔블던도 예선을 거치고 처음 본선 무대를 밟았다. 그런데 1라운드에서 쥐빌레 바머(오스트리아·26위)를 꺾더니 2라운드에서는 야로슬라바 시베도바(카자흐스탄·74위)마저 제압했다. 윔블던 이전까지 2008 유에스오픈과 2009 호주오픈에 참가했지만,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27일 밤(이하 한국시각) 열린 3라운드에서는 2시간52분의 접전 끝에 얀코비치를 2-1(6:7/7:5/6:2)로 쓰러뜨리며 파란을 일으켰다. 더블폴트(7개)와 실책(43개)이 많았지만, 첫 서브 득점률이 72%로 자기 서비스게임을 착실히 지켰다. 오딘은 “막 테니스를 시작했던 7살께 텔리비전으로 비너스 윌리엄스와 서리나 윌리엄스(이상 미국)의 윔블던 경기를 지켜봤다. 그때 엄마에게 ‘나도 진짜, 진짜로 저곳에서 뛸거야’라고 말했는데 현실이 됐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오딘은 16강전에서 아그니에슈카 라드반스카(폴란드·14위)와 8강 진출을 다툰다.
한편, 미드-선데이 휴식일을 맞은 윔블던은 남녀단식 16강이 모두 가려졌다. 메이저대회 15번째 왕관을 노리는 로저 페더러(스위스·2위)는 29일 프랑스오픈 결승에서 맞닥뜨렸던 로빈 쇠델링(스웨덴·12위)과 재격돌한다. ‘영국의 로망’ 앤디 머리(3위)는 슈타니슬라스 바브린카(스위스·18위)와, 앤디 로딕(미국·6위)은 토마스 베르디흐(체코·20위)와 16강전을 치른다. 여자단식에서는, 세계 1위 디나라 사피나(러시아)가 전 세계 1위 아멜리에 모레스모(프랑스·17위)를 상대로 데뷔 첫 윔블던 8강 무대를 꿈꾼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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