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별 이적조건 제각각…여자배구는 이미 시행
* FA : 자유계약선수 제도
* FA : 자유계약선수 제도
남자 프로배구 선수들이 자유계약선수(FA) 제도 도입을 촉구하고 있다. 여자배구, 여자농구도 이미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가 남자배구에는 없기 때문이다. 종목별로 자유계약제도는 어떻게 다를까.
■ 입단 시기에 따라 다른 자격기준 프로야구는 프로 스포츠 가운데 가장 긴 9시즌을 채워야만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준다. 고교 졸업 선수가 곧바로 프로에 입단하는 경우가 많고, 일종의 초기 투자금인 계약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 신체조건상 대학 졸업 뒤 입단하는 경우가 많은 프로농구는 5시즌만 뛰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을 수 있다. 프로농구는 신인 계약금이 없다. 프로야구도 신인 계약금에 상한선을 두고 6시즌 정도로 취득 기준을 줄이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프로축구는 원칙적으로 계약 기간(최대 5년)이 끝나면 선수들의 이적이 보장된다.
프로배구는 2005년 출범 이후 입단 선수에 대해서는 6시즌, 이전 입단 선수에 대해서는 7시즌을 채우면 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주기로 지난 2일 잠정 합의했다. 프로 출범 이전에는 선수들이 계약금을 받았기 때문에 1시즌이 늘어났다. 고교 졸업 뒤 계약금을 받고 입단한 박철우(현대캐피탈)의 경우는 11시즌이 적용된다. 선수들은 학력·입단 연도에 관계없이 무조건 4시즌 뒤 자율 이적을 요구하고 있다.
■ 보상, 있거나 없거나 프로농구는 연봉 서열 30위권 밖 선수에 대해서는 이적에 따른 보상이 없다. 그러나 연봉 30위 안 선수는 전년도 연봉의 100%와 보호선수(4명)를 제외한 선수 1명을 원소속팀에 보상해줘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보호선수가 3명이었으나, 올해부터 보호선수를 4명으로 늘렸다. 2007년 도입된 여자배구 자유계약선수 제도도 보호선수를 4명으로 규정하고 있다.
프로야구는 일률적으로 보호선수(18명) 외 선수 1명과 전년도 연봉의 300%, 또는 선수 없이 전년도 연봉의 450%를 보상하게 하고 있다. 이 때문에 나이가 많거나 1.5군급 선수의 이적이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프로축구는 자율선발제 때 계약금을 받고 프로에 뛰어든 2002~2004년 입단 선수에 대해서는 계약금에 따른 이적료 지급을 명시하고 있으나, 2005년 드래프트 실시 이후 입단 선수에 대해서는 계약 기간과 출전 경기수만 채우면 이적료 없이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게 하고 있다.
■ 시장에 따라 차별화된 FA제도 프로축구가 선수 이적에 비교적 관대한 이유는 넓은 시장 때문이다. 프로팀이 15개나 되고 아마추어 저변도 튼튼해서, 한두 명 선수가 이적하더라도 전체 판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외리그 이적도 많고, 부상이 잦아 1·2군 평균 선수생명이 5시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자유계약선수 제도에 반영됐다. 반면 프로야구는 구단이 8개밖에 안 돼 선수들의 이적 장벽을 견고히 하고 있다. 8개 팀 중 절반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현실에서 이적 선수가 원소속팀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프로구단이 5개(신생팀 우리캐피탈까지 합하면 6개)밖에 안 되는 프로배구도 일부 구단이 부메랑을 우려해, 제도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프로농구(10개 팀)는 현재 가드·포워드·센터 별로 등급을 매겨, 가드·포워드의 경우 전체 1~5위, 센터의 경우 1~3위 선수는 이 순위 안의 같은 포지션 선수가 있는 다른 팀에는 갈 수 없다. 예를 들어 김승현(오리온스)이 가드 1위일 경우, 가드 2위 주희정(SK)이 속한 팀에는 갈 수 없다. 포지션 중복을 피해 선수를 보호하고, 팀별 전력 안배를 위해 마련한 제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4대 프로스포츠 FA제도
■ 시장에 따라 차별화된 FA제도 프로축구가 선수 이적에 비교적 관대한 이유는 넓은 시장 때문이다. 프로팀이 15개나 되고 아마추어 저변도 튼튼해서, 한두 명 선수가 이적하더라도 전체 판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국외리그 이적도 많고, 부상이 잦아 1·2군 평균 선수생명이 5시즌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도 자유계약선수 제도에 반영됐다. 반면 프로야구는 구단이 8개밖에 안 돼 선수들의 이적 장벽을 견고히 하고 있다. 8개 팀 중 절반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현실에서 이적 선수가 원소속팀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프로구단이 5개(신생팀 우리캐피탈까지 합하면 6개)밖에 안 되는 프로배구도 일부 구단이 부메랑을 우려해, 제도 도입에 난항을 겪고 있다. 프로농구(10개 팀)는 현재 가드·포워드·센터 별로 등급을 매겨, 가드·포워드의 경우 전체 1~5위, 센터의 경우 1~3위 선수는 이 순위 안의 같은 포지션 선수가 있는 다른 팀에는 갈 수 없다. 예를 들어 김승현(오리온스)이 가드 1위일 경우, 가드 2위 주희정(SK)이 속한 팀에는 갈 수 없다. 포지션 중복을 피해 선수를 보호하고, 팀별 전력 안배를 위해 마련한 제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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