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상 깬 여자
‘세리키드’ 김인경 LPGA 2승째
2년만의 우승 노린 박세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24승에 빛나는 박세리(32). 명예의 전당 회원이기도 한 그는 이번에 드라이버샷 평균 비거리 271.75야드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 때의 기량을 뽐냈다. 1·2라운드 때는 공동선두. 3라운드에는 이븐파로 흔들렸지만 4라운드에서 보기 1개에 버디를 7개나 뽑아내며 우승 문턱까지 갔다.
하지만, 1998년 유에스여자오픈 우승 때 자신의 플레이에 감동해 골프를 시작한 ‘세리 키즈’가 2년 만의 우승을 노리던 그를 가로막았다. 주인공은 ‘똑순이’ 김인경(21·하나금융). 김인경이 불과 1타차로 자신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자, 박세리는 “축하한다”고 어깨를 두드려주며 대선배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8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의 팬더크리크컨트리클럽(파72·6746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스테이트 팜 클래식(총상금 170만달러) 4라운드. 데뷔 3년차인 김인경은 버디 8개와 보기 1개로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해 우승상금 25만5000달러(3억19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해 10월 롱스 드럭스 챌린지에서 첫 우승 감격을 맛본 이후 통산 2승째.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김인경은, 후반 홀에서 4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역전 드라마을 완성했다. 특히, 16번홀(파5)에서 세 번째 샷을 홀컵 2m 옆에 붙여 버디를 성공시키며 우승 기회를 잡았고, 17번홀(파3) 버디로 단독선두로 치고 나섰다. 18번홀(파4)을 파로 마친 뒤 낙뢰주의보가 내려 경기가 20분 동안 중단되기도 했지만, 뒷 조의 아무도 그를 추월하지 못했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 우상 된 남자 페더러 “엄청난 압박감 털어냈다”
윔블던서 최다우승 기록경신 노려
로저 페더러(28·스위스·세계 2위)는 올해 두 번 눈물을 훔쳤다. 첫 번째 눈물은 호주오픈 결승 때 라파엘 나달(스페인·1위)에 진 뒤 터져나왔다. 당시 그는 메이저대회 14번째 우승을 노리고 있었고, 하드코트에서 당연히 나달에 이길 줄 알았는데 아깝게 졌다.
두 번째 눈물은 프랑스오픈 때 흘러나왔다. 그는 롤랑가로스 붉은 코트를 7일 밤 (한국시각) 정복하며 커리어 그랜드슬램(통산 6번째)을 달성했다. 호주오픈 때 아깝게 놓쳤던 메이저대회 통산 우승 타이 기록(14회)도 세웠다. 평생의 염원을 한꺼번에 풀었으니 눈물을 흘릴 만도 했다. 우승컵을 건네준 이는 페더러 직전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1999년)했던 안드레 아가시였다. 페더러는 “내 어깨에 있던 엄청난 압박감을 털어냈다. 이제 나는 은퇴 때까지 ‘롤랑가로스에서 우승 못 했다’는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고 기뻐했다.
피트 샘프러스(미국)와 어깨를 나란히 한 페더러는 이제 윔블던(22일 개막)을 겨냥한다. 윔블던은 지난해 나달에 역습을 당하기 전까지 그가 5년 연속 우승했던 곳이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나달의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라 페더러의 15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전망은 밝은 편이다. 페더러는 “기록을 깨는데 중독된 것은 아니지만, 기록을 깰 때마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은퇴할 때까지 계속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3월 오랜 연인이던 미르카 바브리넥과 결혼한 페더러는 올 여름 아빠가 된다. 그 이전에 샘프러스의 통산 기록마저 갈아치울지 지켜볼 일이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2년만의 우승 노린 박세리
스테이트 팜 클래식 최종순위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 우상 된 남자 페더러 “엄청난 압박감 털어냈다”
윔블던서 최다우승 기록경신 노려
남자 테니스 메이저대회 우승 횟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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