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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스포츠일반

‘신고선수’ 국해성의 꿈

등록 2009-06-02 21:24

김양희 기자
김양희 기자
김양희 기자의 맛있는 야구 /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아니다. 그들에게 꿈의 무대란, 프로야구 1군 무대다. 라이트가 켜진 그라운드 위에서 팬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경기를 하는 곳. 두산 신고선수(연습생) 국해성(20)의 꿈도 다르지 않다. 1군 무대에 꼭 서보고 싶다.

그는 진짜 꿈의 무대를 밟을 뻔도 했다. 인천고 3학년이던 2007년 미 프로야구 시카고 컵스 구단과 계약했다. 스위치 타자에다가 힘찬 스윙이 컵스 스카우트팀을 반하게 했다. 입단 조인식까지 마쳤다. 그런데 신체검사 때 팔꿈치 수술 경력이 드러났다. 계약은 곧바로 파기됐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2년 안에 메이저리그에 서겠다’는 그의 포부도 허공에 날아갔다.

그해 11월, 두산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시련은 이어졌다. 팔꿈치 수술에 무릎 인대 부상, 손가락 골절 등이 계속됐다. ‘왜 이렇게 꼬이나’ 싶었다. 2군리그 23경기 출전에 타율 0.217(60타수 13안타), 홈런 1개, 타점 4개. 프로 데뷔 해에, 그것도 2군 무대에서 올린 성적치곤 참 초라했다.

신고선수 2년차인 그는 이제 가능성을 보여줘야만 한다. 지명을 받고 입단한 2군 선수들도 2~3년 안에 뚜렷한 기량 발전이 없으면 방출의 철퇴를 맞는다. 하물며 신고선수는 오죽할까. 1일 현재 그의 성적은 29경기 출전, 타율 0.369, 홈런 5개, 타점 23개. 팀내 외야수 자원이 많아 경쟁이 치열하지만, 그래도 김경문 감독의 부름을 받을 때까지 더 열심히 해보련다. 그래서, 아버지의 못다 이룬 꿈을 반드시 이루고 싶다. 그의 아버지도 아마추어 야구선수 출신으로, 프로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국해성 등 올 시즌 8개 구단 신고선수는 81명. 2년째 신고선수 신분인 선수도 30명이나 된다. 이들은 규정상 1일부터 1군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 오현택(두산)은 2일 1군 엔트리에 정식등록되기도 했다.

김현수, 손시헌, 이대수(이상 두산), 조동화(SK) 등도 신고선수 출신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장종훈(한화 코치), 박경완, 조웅천(이상 SK)도 연봉 600만원짜리 연습생이었다. 시작은 밑바닥에서 했다. 미래까지 밑바닥일 수는 없다. 어둠이 짙을수록 여명은 더 밝은 법이니까.


김양희 기자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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