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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은 놓쳤지만… 박철우·데라크루즈 MVP

등록 2009-04-16 21:59

16일 서울 여의도 63시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NH농협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 시상식에서 공격상을 수상한 박철우(왼쪽·현대캐피탈)와 데라크루즈(GS칼텍스)가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6일 서울 여의도 63시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NH농협 2008~2009 프로배구 V-리그 시상식에서 공격상을 수상한 박철우(왼쪽·현대캐피탈)와 데라크루즈(GS칼텍스)가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철우(24·현대캐피탈)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애써 태연한 척은 했지만, 얼굴에 드러난 떨림은 감출 수 없었다. 이윽고, 최우수선수로 호명되자 활짝 웃으며 시상대에 오른 박철우는 “항상 조언과 채찍질을 아끼지 않은 김호철 감독님과, 리시브를 잘 받아주고 잘 때릴 수 있게 만들어준 동료들도 감사하다”고 했다. 가장 하고 싶은 말은 마지막에 나왔다. “짜증나고 경기가 잘 안 됐을 때 늘 옆에서 지켜봐준 여자친구에게도 영광을 돌린다.”

2년여 넘게 사랑을 속삭여 오고 있는 박철우의 여자친구는 ‘적장’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딸인 전 신세계 농구선수 신혜인(24). 그는 “시즌 중에는 전화통화를 많이 하고 경기장에 찾아오면 보곤 한다”며 “챔피언결정전 때는, 팀은 삼성화재가 우승하고 선수는 내가 잘하기를 응원했다고 한다. 우승을 했으면 현장에서 포옹이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항상 고맙다”고 했다.


2008~2009 프로배구 기타 주요 부문 수상자
2008~2009 프로배구 기타 주요 부문 수상자
16일 서울 여의도 63시티 국제회장에서 열린 프로배구 2008~2009 시즌 정규리그 시상식. 박철우는 정규리그 직후 이뤄진 기자단 투표에서 39표 중 23표를 얻어 안젤코(삼성화재·11표)를 제치고 최우수선수로 뽑혔다. 토종 선수로는 2005년 후인정(현대캐피탈) 이후 4년 만에 처음이다. 기흉이라는 병을 이기고 최고 자리에 오른 그는 “나날이 발전해서 최고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여자부 최우수선수는 외국인선수 최초로 지에스칼텍스 베타니아 데라크루즈(22·19표)가 선정됐다. 4시즌 연속 최우수선수상을 노리던 김연경(흥국생명·4표)을 누른 데라크루즈는 “김연경이 너무 좋은 선수라서 상을 못 받았더라도 전혀 자존심이 안 상했을 것”이라며 겸손히 말했다.

신인선수상은 황동일(23·LIG손해보험·18표), 염혜선(18·현대건설·24표) 새내기 세터들이 차지했다. 또 득점상은 안젤코(삼성화재), 밀라(도로공사)가, 세터상은 최태웅(삼성화재), 이효희(흥국생명)가, 수비상은 이강주(신협상무), 김해란(도로공사)이 각각 가져갔다. ‘얼짱 스타’ 김요한(24·LIG손보)은 기량발전상, 포토제닉상, 베스트드레서상 등 3관왕이 됐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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