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카리나가 9일 프로배구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지에스칼텍스를 상대로 강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카리나, 팀최다 32득점…왕좌 복귀 눈앞
2008~2009 여자배구 지에스칼텍스와의 챔피언 결정 3차전을 앞둔 8일. 흥국생명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팀 미팅 시간에 다 함께 짧은 동영상을 하나 봤다. 한 사이트에 팬이 올린 것으로, 동영상에는 흥국생명의 지난 1년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흥국생명은 그동안 사령탑 두번 교체,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주포 황연주의 갑작스런 부상 등 부침이 많았다. 그동안의 아픔과 절망이 주마등처럼 스쳐갔기 때문일까. 선수들은 하나같이 눈시울을 붉혔고, ‘반드시 우승하자’며 한마음이 됐다.
동영상이 불러온 선수들의 투지는 9일 안방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네트 위에서 연방 강력한 스파이크를 날렸고,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도 빛났다. 의욕이 너무 앞서 실책이 32개나 나왔지만, 경기 결과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흥국생명의 3-1 승. 앞으로 1승만 더 챙기면 흥국생명은 2년 만에 왕좌에 복귀하게 된다. 또한, 2005년 프로배구 원년부터 이어온 ‘여자부는 1차전 패배 팀이 챔피언이 된다’는 징크스도 이어가게 된다.
공격(26득점)뿐만 아니라 안정된 수비까지 보여준 김연경은 “어제 동영상에 선수들이 모두 감동을 받았다”며 “그동안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이제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오늘 잠깐 서브득점 후에 보여주기도 했는데, 우승해서 선수들 다 같이 슈퍼주니어의 ‘쏘리 쏘리’ 춤을 춰보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특별히 에이전트가 경기장을 찾아 응원한 카리나는 팀 최다인 32득점(가로막기 4개)을 올리면서 자신감에 찬 모습을 보여줬다.
디펜딩 챔피언 지에스칼텍스는 공격·수비 모두 잘 풀리지 않았다. 이성희 감독이 “모든 면에서 다 졌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데라크루즈(33득점)만이 제 몫을 했을 뿐, 정대영(4득점)·나혜원(3득점) 등이 극도로 부진했다. 특히 정규리그 가로막기 2위에 올랐던 정대영은 단 1개의 가로막기도 기록하지 못했다.
이 감독은 “정대영이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인지 1차전 이후 뭔지 모르게 급하고 안정이 안 돼 보인다”고 지적했다.
4차전은 11일(오후 2시17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천안/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천안/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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