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더슨(현대캐피탈)이 7일 프로배구 챔피언결정 2차전 삼성화재와의 경기에서 공격을 성공시킨 뒤 오정록과 손을 마주치며 기뻐하고 있다. 천안/연합뉴스
챔피언전 삼성화재 누르고 1승1패
남자부 챔피언결정(5전3선승제) 2차전이 열린 7일 유관순체육관은 경기 시작 전부터 떠들썩했다. 단일시즌 프로배구 최초로 9만 관중을 돌파한 현대캐피탈이 경기 전 코트를 가로지르는 축하 불꽃을 쏘는 등의 행사를 마련했기 때문. 결과적으로 축하 불꽃은 미리 맛본 현대캐피탈의 승리 축포가 됐다.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에 3-1로 이겨 1승1패로 균형을 맞췄다. 경기 후 축하 무대는 김호철 감독과 임시형의 노래, 선수들의 ‘노바디’ 댄스 공연으로 이어졌다. 졌으면 ‘없던 일’이 될뻔한 축하쇼였다.
주전 평균키(리베로 오정록 제외)가 1m98에 이르는 ‘장대군단’ 현대캐피탈의 높이가 빛났다. 현대캐피탈은 승부의 고빗길이 된 3세트에서 가로막기 8개를 앞세워 삼성화재 공격진을 무장해제시켰다. 2세트 24-21, 세트포인트에서 서브실책 등을 거푸 쏟아내며 듀스를 허용한 뒤 임시형의 공격 실책으로 세트를 내준 뒤라 분위기가 가라앉을만 했지만 결정적일때 회심의 가로막기가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경기를 매조지한 4세트에서도 22-21에서 윤봉우가 안젤코의 후위공격을 막아내며 팽팽한 균형을 깼다.
현대캐피탈이 이날 기록한 총 가로막기 숫자는 22개. 포스트시즌 신기록(이전 3월29일 2008~2009 플레이오프 2차전 대한항공 19개)이다. 현대캐피탈은 0-3으로 완패했던 1차전 때는 가로막기숫자가 9개에 불과했다.
‘왼손’ 박철우와 ‘오른손’ 안젤코의 라이트 공격 대결은 박철우의 판정승이었다. 1차전 공격성공률이 43.75%로 저조했던 박철우는 69.05%의 높은 공격성공률을 앞세워 33득점을 쓸어담았다. 박철우는 “감독님이 경기전 독기를 품고 싸우라고 했다”면서 “아픈 (오)정록이형이 투혼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더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안젤코는 양팀 최다인 35득점을 올렸지만, 서브실책이 잦았고 상대 3인 블로킹에 걸리는 게 많았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1차전 후 삼성 센터 신선호가 ‘(현대캐피탈이 못해) 팬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는 것을 듣고 상당히 기분이 나빠 오늘은 반드시 이겨야겠다고 싶었다”면서 “선수들이 120% 제몫을 해줬다”며 흡족해했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선수들이 1차전을 쉽게 이겨서 겉멋이 들었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3차전은 10일 오후 1시10분 대전구장에서 열린다.
천안/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챔피언 2차전 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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