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오프 1차전 전적
삼성화재 대한항공에 역전승
나란히 정규리그 득점 1·2위에 올랐던 안젤코(삼성화재)와 칼라(대한항공). 둘의 자존심 싸움은 배구 코트를 후끈 달아오르게 했다. 1세트는 칼라의 독무대. 칼라는 연타와 강타를 적절히 조절하면서 혼자서 16득점을 쓸어담았다. 실책은 2개뿐. 반면 경기 초반 안젤코의 공격은 번번이 상대 가로막기에 걸렸다. 21일 신협상무전에서 다친 오른쪽 새끼발가락 부상이 문제였다. 그래도 최후의 승자는 안젤코였다. 칼라가 세터 토스에 따른 기복 있는 플레이를 선보인 반면 안젤코는 시종일관 안정된 공격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삼성화재가 28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08~2009 프로배구 남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조직력을 앞세워 3-2, 역전승을 거뒀다. 팀 공격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안젤코는 막판에 발가락 통증 때문에 발을 절면서도 역대 포스트시즌 처음으로 트리플 크라운(후위 15개·서브 3개·가로막기 3개)을 달성하는 등 총 38점을 올렸다.
칼라(38득점)의 원맨쇼로 1세트를 내준 삼성화재의 공격력은 2세트부터 살아났다. 서브받기가 되면서 세터 최태웅의 안정된 토스가 살아났다. 대한항공은 중요한 고비에서 서브 실책이 나와 무너졌다. 1-1로 맞선 3세트에선 대한항공 중앙을 집중 공격한 삼성화재 작전의 승리였다. 신선호·고희진 센터공격수들은 속공 등으로 3세트에만 10득점을 올렸다. 4세트는 5개의 가로막기를 앞세운 대한항공에 내줬지만, 5세트에선 투혼을 발휘한 안젤코가 빛났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풀세트 경기에서 졌으면 후유증이 컸을 것”이라며 “1세트를 보니 수비도 안 됐고, 안젤코는 발가락이 아파 점프가 안 되는 것 같았다. 쉽게 갈 수도 있었는데, 어렵게 갔다”고 했다. 진준택 대한항공 감독은 “칼라가 남미 선수여서 그런지 경기 도중 기복이 심한 것 같다. 서브 실책도 많았다. 안젤코 잡기에는 성공한 것 같아 2차전에 기대를 걸어보겠다”고 했다.
대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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