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김연아가 8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프리스케이팅 메달 시상식을 마친 뒤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고질적인 부상 딛고 최상의 몸상태 유지
자신감도 충만…3월 세계선수권 ‘야심’
자신감도 충만…3월 세계선수권 ‘야심’
전국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 다른 바이러스와 달리 행복 바이러스다. 일명 ‘김연아 바이러스’. 티브이를 틀면, 김연아(19·고려대 진학예정)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광고가 시도 때도 없이 나오지만, 짜증은 나지 않는다. 그래서 미소 바이러스다.
김연아가 2009 4대륙 피겨선수권에서 우승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었다. 흡사 1998년 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유에스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던 박세리 때와 비슷하다. 이제 2008~2009 시즌은 세계선수권(3월23일~29일·LA)만 남았다. 지난 2년 동안 부상 등의 이유로 김연아가 연속 3위에 그쳤던 대회이다. 한달 넘게 남았지만, 벌써부터 달라진 순위가 기대된다. 왜일까.
■ 전략의 변화 김연아는 지금껏 2~3월만 되면 고관절 등 부상에 시달렸다. 세계선수권 등에서 짧은 시간 연기하는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고서도, 번번이 긴 호흡이 필요한 프리스케이팅에서 순위가 밀린 이유이다. 그러나, 김연아는 2008~2009 시즌에 앞서 전략을 바꿨다. 2~3월에 맞춰 몸상태를 끌어올린 것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2월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대회 3연패에 실패했으나, 처음 참가한 4대륙선수권에선 최상의 컨디션으로 보란 듯이 우승했다. 앞으로 자신 외에는 누구도 깨기 힘든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수(72.24점)와 함께 말이다.
■ 충만된 자신감 김연아는 4대륙선수권 우승 이후 “조금 실수가 있었지만, 올림픽이 열릴 곳에서 우승해 기쁘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연아는 시니어 데뷔 이후 1~3월 열렸던 국제대회 우승경험이 없었다. 김연아가 자신감을 갖을 수 있는 부문이다.
비록 프리스케이팅 때 트리플 루프 점프에서 엉덩방아를 찧었지만, 트리플 루프를 시도한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김연아도 “트리플 루프에서 실수를 했지만 시도한 사실 자체에 만족한다“고 말하고 있다. 김연아의 승부근성을 생각하면, 한달 남짓 남은 훈련기간에 트리플 루프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 대회환경도 최상 2009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릴 엘에이(LA) 스테이플 센터의 규격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규격이다. 이번 4대륙선수권이 치러진 퍼시픽 콜리시움과 똑같이 세로축이 짧다. 김연아가 훈련 중인 토론토 크리켓 빙상장과 비슷한 형태라 유리할 수 있다.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엘에이에서 경기가 열린다는 점도 상당히 고무적이다. ‘컵오브차이나’(중국 베이징)나 4대륙선수권(캐나다 밴쿠버)을 보면 김연아는 팬들의 응원에 더욱 탄력을 받아 환상적인 연기를 펼치곤 했다. 김연아는 9일 갈라쇼 참가 뒤, 토론토로 돌아가 세계선수권 준비에 들어간다.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2009 4대륙 선수권 여자싱글 최종순위

김연아가 7일(한국시각)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시움에서 열린 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시상식을 마친 뒤 빙상장을 돌며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밴쿠버/연합뉴스
피겨스케이팅 주요점프
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