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엘지화재 신영철 감독의 선수 구타사건에 이어, 이번에는 대한항공 문용관 감독이 선수 4명의 뺨을 때린 사실이 드러나 팬들이 들썩이고 있다.
문 감독은 지난달 17일 현대캐피탈에 0-3 완패를 당한 뒤 선수들을 때렸고, 이 사실이 최근 한국배구연맹(KOVO) 게시판에 뜨자 구타 사실을 인정했다. 구단은 문 감독이 선수들에게 사과했고 깊이 뉘우쳤다는 이유로 별다른 징계를 하지 않았다.
그러나 감독들의 잇달은 구타와 구단의 안이한 처신에 팬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배구연맹 게시판에는 ‘제발 때리지 말라’는 팬들의 호소성 글도 올라오고 있다.
사태의 엄중함을 깨달은 배구연맹쪽은 구단과는 별개로 두 감독에 대한 징계 수위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이미 두차례 상벌위원회를 열었던 박세호 배구연맹 사무총장은 “신 감독에 대해서는 징계 수위를 놓고 고민 중이며, 문 감독 사건도 연맹이 나서겠다”고 12일 말했다. 다음주 중 3차 상벌위원회를 열어 결정짓겠다는 뜻이다.
연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배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선수들의 구타 사건에 큰 상처를 입었다. 구단의 ‘봐주기식 처사’도 시대의 흐름을 모르는 일로 보고 있다. 징계의 경중을 떠나 ‘구타 고질병’을 없애겠다는 진정한 사과와 참회의 용기를 바라는 것은 순진한 생각인가?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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