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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뢰도 막지 못한 ‘의족 달리기’

등록 2008-09-08 20:53수정 2008-09-09 00:58

비장애인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를 모았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왼쪽·남아프리카공화국)가 8일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 남자 육상 100m 예선(T44 부문)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오른쪽은 캄보디아 대표팀의 킴 반나(40).  베이징/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비장애인올림픽에 도전장을 내밀어 화제를 모았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왼쪽·남아프리카공화국)가 8일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장애인올림픽 남자 육상 100m 예선(T44 부문)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다. 오른쪽은 캄보디아 대표팀의 킴 반나(40). 베이징/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사고로 다리잃은 캄보디아 킴 반나, 육상100m 출전
지뢰도, 장애도 그가 달리는 것을 막지 못했다.

캄보디아의 유일한 출전선수 킴 반나(40). 8일 베이징 장애인올림픽 남자 육상 100m에 출전한 그의 오른 다리는 의족이었다. 1989년 지뢰 사고로 오른 무릎 아래를 잃었다. 캄보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약 400만∼600만개의 지뢰가 묻힌 나라로 알려져 있다. 불운이 그를 덮친 것이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그는 한국에서 의족을 기부받았다. 캄보디아에서 만든 것보다는 좋은 것이지만 경주용은 아니다. 그러나 걷기보다는 뛰고 싶었고, 뛰면서 희망을 가졌다. 올해 초에는 타이에서 열린 아세안 장애인대회에서 은메달을 따 와일드카드로 장애인올림픽 출전권을 땄다. 물론 주위의 도움이 컸다. 개최국인 중국에서 항공료의 60%를 부담하지 않았다면 베이징에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 베아스나 캄보디아 장애인올림픽 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뢰로 인한 상처를 의식한 듯 “그는 우리의 국가적 선택”이라고 말했다. 킴 반나는 베이징에 오기 전 “나는 장애인이다. 하지만 내 정신은 장애인이 아니다. 미래에 장애인 육상선수를 위한 코치가 되고 싶은 게 꿈”이라고 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그는 “세계 수준의 경기에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다.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킴 반나는 이날 베이징 국가체육장에서 열린 남자 육상 100m예선에서 13초45를 기록하며 6위로 결승선을 통과해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베이징 비장애인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렸던 남아공의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2)는 킴 반나와 같은 2조에서 예선 경기를 치러 조 1위(11초16)로 결승에 진출했다.

베이징/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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