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 코스말라
공기소총 10m 아쉬운 4위
“메달 못따도 밥안해 신나”
“메달 못따도 밥안해 신나”
“메달 못 따도 상관없어요. 2주간 장 안보고, 밥 안하는게 어디예요?”
올해 66살로 36년간 10개의 장애인올림픽에 출전한 리비 코스말라(호주). 7일 R2급 공기소총 10m에서 메달권 밖인 4위가 됐어도 환하게 웃는다. 그동안 딴 금메달만 9개이고, 앞으로 남은 권총 등에서 메달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대회 기간 집안 식구들 밥 안해주는게 가장 즐겁다고 한다.
코스말라는 장애인 올림픽의 살아있는 역사다. 1972년 뮌헨 장애인올림픽부터 이번 베이징 대회까지 한번도 빼놓지 않고 출전했다. 올림픽과 장애인올림픽을 통틀어 이렇게 오랜 기간 대회에 출전한 선수는 없다. 1968년 멕시코 장애인올림픽 때는 팀 관계자로 참가했으니 40년간 올림픽과 인연을 맺었다.
30살 때 처음 올림픽에 출전했던 코스말라는 지금 사격 출전 선수 가운데 최고령자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메달을 따야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그러나 나이가 들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경기를 앞두고 너무 부담을 갖게되면 성적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저 나가서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한다. 이날 490.2점으로 4위에 그쳤지만 개의치 않는다. 오래 묵은 술이 맛있다는 말처럼 총을 들고 휠체어에 앉아있는 그를 보면 은은한 향이 나는 것 같다.
베이징/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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