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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히나브 빈드라(25)
10m 소총 사격 10.8점
빈드라 “내 생애 최고의 순간”
100년이 넘는 올림픽 참가 역사 속에 한번도 개인전 금메달 맛을 보지 못했던 인도의 갈증이 해소됐다. 11일 열린 10m 소총 사격에서 금메달을 따낸 압히나브 빈드라(25)가 그 주인공이다.
예선에서 4위에 머물렀던 빈드라는 결선 마지막발에서 만점(10.9점)에 거의 근접한 10.8점을 따내는 등 선전을 펼치며 아테네 올림픽 우승자인 주치난(중국)과 헨리 하키넨(핀란드) 등을 따돌렸다. 기자회견장에서 “내 생애 최고의 순간”이라며 기뻐하는 빈드라의 모습은, 분루를 펑펑 쏟으며 흐느끼던 주치난의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빈드라의 금메달은 인도가 처음으로 따낸 개인경기 금메달이다. 올림픽 역사를 보면, 1900년 파리 올림픽 허들 종목에서 기록한 은메달이 최고의 성적이라고 <블룸버그뉴스>가 전했다. 프라티바 파틸 대통령이 “10억 인도인의 꿈을 실현했다”는 교서를 내는 등, 빈드라는 이미 ‘국민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인도는 개인경기는 물론, 단체경기를 포함해도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 하키를 우승한 이후, 올림픽 경기에서 국가를 울린 적이 없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인도는 ‘노 메달’을 기록해, 한 의원이 의회에서 “인도 스포츠의 죽음을 애도하는 2분 묵념”을 제안·실시한 적도 있었다. 크리켓이 지배적인 대중 스포츠로 자리잡은 인도에서, 다른 종목들은 홀대받기 일쑤다. 인도 정부는 스포츠 시설을 이용하는 인구가 5%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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