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스포츠 스포츠일반

모두 ‘프로 배구 새내기’…기대 반 걱정 반

등록 2005-01-12 17:10수정 2005-01-12 17:10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델아카데미에서 열린 프로화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고 있는 여자배구선수들이 모델 워킹연습을 하고 있는 남자선수들의 동작을 보며 웃고 있다. 김종수 기자 <a href=mailto:jongsoo@hani.co.kr>jongsoo@hani.co.kr</a>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모델아카데미에서 열린 프로화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고 있는 여자배구선수들이 모델 워킹연습을 하고 있는 남자선수들의 동작을 보며 웃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새달 20일 프로출범 앞둔 배구판 표정

연봉상승·관중 증가등 장밋빛 부푼 꿈
생존경쟁·신분 불안등 부담도 적잖아
“더 열심히 운동하겠다”새의지 다져

신생팀 창단 불발부터 대졸 드래프트 무산…. 올겨울 배구가 실업에서 프로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호된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배구인들은 이를 농구에게 내준 겨울스포츠 대표 주자의 자리를 되찾는 과정에서 일어난 성장통쯤으로 이해하고 있다.

선수, 감독, 프런트 등 배구인들의 ‘프로화 오리엔테이션’이 열린 10일 서울 삼성동 코스모아트홀. 이곳에서 만난 남녀 선수들도 다르지 않았다. 다양한 강의 중간중간에 만난 그들은 마치 성장기 청소년처럼, 자신의 미래가 장밋빛이길 바라는 기대감에 설레었지만, 모두의 미래가 다 화려할 수는 없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었다.

기대의 정점은 연봉 상승에 맞닿아 있다. “프로화에는 금전적 매력이 있다”는 이영주(흥국생명)처럼, 대부분이 “내 몸값을 제대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다. 도로공사의 김명수 감독도 “운동선수로서의 생명은 길지 않다”며 “능력이 있을 때 벌 수 있는 기회를 그들에게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주는 “아무래도 책임감이 커진다”며 “운동도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관중도 더 많아지지 않겠냐”는 한 선수의 말대로 팬들과 가까워진다는 것 또한 선수들의 마음을 끈다. 선수들은 프로화가 되면 선수 생명도 지금보다 3~4년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프로화의 등식과도 같은 ‘치열한 생존경쟁’에 대한 부담감도 만만찮다. 특히 1년 늦은 다음 시즌부터 프로화에 들어가는 여자 선수보다 당장 연봉 계약을 해야 하는 남자 선수들에게 이 문제는 발등의 불이다. 프로화가 되면 우선 선수들의 고용 형태가 정규직에서 비정규직으로 바뀐다. 실업팀 땐 운동하다 그만두면 회사 안에 다른 자리를 알아봐 줬지만 이젠 아니다.

▲ 배구선수들이 의상, 앉은 자세, 걸음자세 등 강사의 지도내용을 관심있게 듣고 있다.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어느날 갑자기 불안해진 신분 문제는 나이가 30대에 접어든 선수들에게 큰 고민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남자 국가대표팀의 거포 이경수(엘지화재)는 “팀에서 은퇴 1~3년 남은 고참 선수들의 심정이 복잡한 것 같다”며 “다른 일반 회사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들린다”고 전했다. 더구나 12월까지 마무리된다던 연봉 협상이 아직 얘기도 나오지 않으면서 선수들의 스트레스도 커지고 있다. 축구의 이운재(삼성)와 함께 한국의 양대 ‘거미손’으로 꼽히는 방신봉(현대캐피탈)은 “프로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면서도 “(논의가 늦어지면서) 지금은 운동하면서도 다들 불안해한다”고 말했다.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은 연봉이 오히려 깎이거나 방출당할 일도 미리 걱정해야 한다. 남자 선수들은 실업 시절에는 직원 신분이기 때문에 군에 입대해도 월급이 계속 나왔지만, 프로의 세계에서는 턱없는 소리다.

이날 오후에 ‘프로 선수들의 재테크 전략’을 가르친 한 은행 관계자의 강의 내용이 선수들의 귓가를 사정없이 때리지 않았을까? “여러분은 이제 근로 소득자가 아니라 사업 소득자입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스포츠 많이 보는 기사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1.

한국 여자컬링, 일본 ‘완벽봉쇄’…2연승으로 1위 순항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2.

2025 프로야구, 3월22일 개막…어린이날 전후 9연전 편성

심석희 “17살 때부터 4년간 조재범 코치가 상습 성폭행” 3.

심석희 “17살 때부터 4년간 조재범 코치가 상습 성폭행”

“한국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린샤오쥔 응원하는 중국 [아오아오 하얼빈] 4.

“한국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린샤오쥔 응원하는 중국 [아오아오 하얼빈]

머홈스 꽁꽁 묶은 필라델피아, 7년 만에 슈퍼볼 우승 5.

머홈스 꽁꽁 묶은 필라델피아, 7년 만에 슈퍼볼 우승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