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민
36.5℃ 데이트 = ‘이동공격’ 최고수 강성민
프로배구 남자부 기록별 순위를 보면, 보비(대한항공) 숀 루니(현대캐피탈) 방신봉(LIG) 등 대부분 프로팀 선수들의 이름이 맨 위에 적혀 있다. 하지만 이동공격 부문에서만은 유일하게 강성민(27·한국전력·사진)이라는 낯설은 이름이 1위에 올라 있다. 강성민은 79.31%(29차례 시도 중 23번 성공)의 성공률로 6일 현재 신진식(74.29%·삼성화재) 등 쟁쟁한 프로팀 선수들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강성민이 말하는 이동공격 1위 이유는 참 단순하다. “내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키(1m85)가 작기 때문에, 빠른 토스를 바탕으로 한 재빠른 이동공격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1m90 이상 되는 선수들의 가로막기를 피해 공격을 성공시키려면 빠른 이동공격 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동공격은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체력소모가 커서 4라운드쯤 돼서는 체력이 거의 바닥나는 것을 느꼈다. 다행히 5라운드 이후 1주일여 동안의 휴식기가 있어 체력을 다소나마 회복했다.
강성민은 대학시절부터 생긴 허리디스크 때문에 현재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서고 있기도 하다. “경기 중에는 집중하기 때문에 아픈 걸 느끼지 못하는데 경기가 끝나고 갑자기 통증이 올 때면 정말 힘들다.”
레프트 공격수 강성민은 지난 1일 열렸던 올스타전 매직리베로 대결에서 여오현(삼성화재) 최부식(대한항공) 등 쟁쟁한 프로팀 리베로들을 제치고 1위 등극의 기쁨을 맛봤다. 곁에 있던 공정배 한전 감독은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했지만, 정규리그에서도 서브리시브 성공률 5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보면 기본실력이 원체 탄탄하다고 하겠다.
강성민은 6월께 상무 소속으로 입대할 계획이다. 상무에 문을 두들기는 게 이번이 두번째다. 강성민은 2003년 경희대 졸업 이후 실업팀의 지명을 받지 못해 상무에 지원했지만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서울시청 등을 거쳐 한전에 둥지를 틀면서 실력이 한층 늘어, 지금은 최삼환 상무 감독이 그가 공익근무로 입대할까 걱정하는 등 상황이 역전됐다.
“네트 앞에서 나보다 큰 선수들 사이로 공을 때려 성공할 때의 기분이 너무 좋다. 프로팀에 매번 지고는 있지만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맞붙으면 대등한 경기를 할 자신이 있다.” 작은 키의 단점을 폭발적 러닝점프(90㎝)와 빠른 움직임으로 보완한 그의 목소리에 힘이 넘친다.
글·사진/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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