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같은 북한여자축구. 아시아 최강 한국여자핸드볼의 금메달. 스포츠 무대에서의 성과지만, 단연 돋보이는 한국여성의 저력의 한 단면이다. 섬세한 손재주와 강한 생활력은 잘 알려져 있다. 어쩌면 오랜 세월 응어리진 한이 폭발했는지도 모른다. 까다로운 구기에서 아시아 무대를 넘어 세계적 수준을 보여준 두 종목 여성선수들은 존경심을 일으킨다.
■ 북한여자축구 AG 2연패
14일(한국시각) 카타르스포츠클럽에서 열린 여자축구 결승전. 북한은 숙적 일본과 전·후반과 연장 120분 혈투를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해 금메달을 따냈다.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은 아시아경기대회 2연패. 아시아 최강자(국제축구연맹 랭킹 7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소문난 북한여자축구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남자축구 뺨칠 만큼 줄기차게 뛰고, 박진감있는 플레이로 관중의 혼을 뺀다. 한 외국인은 “이 경기가 여자축구 맞느냐. 내가 축구를 제법 많이 봤는데 가장 환상적인 플레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개막식 남북공동입장 북쪽 기수인 리금숙과 길선희를 투톱에 놓고, 김경화·리은숙이 날개로 나선 북한은 초반부터 압박과 스피드를 앞세워 밀물공세를 퍼부었다. 잇따른 발리슛과 중거리포가 불을 뿜자, 전반 초반 일본 수비진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전반 슈팅수 9-0.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퍼부었지만 공은 살짝살짝 골대를 벗어나는 등 골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았다. 연장 들어서도 리은경의 강슛이 터졌고, 일본의 골키퍼 후쿠모토의 신들린 다이빙 선방이 없었다면 서너골은 터졌을 것이다. 피말리는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전명희는 일본 1, 2번 선수의 킥을 기막히게 막아냈다. 반면, 리금숙 리은경 허순희 정복심은 두둑한 배짱으로 킥을 100% 네트에 꽂아 감격의 정상에 올랐다. 김광민 북한팀 감독은 “우리는 이미 아시아 팀들을 능히 제압했다. 첫 단계 목표는 아시아였고, 다음 단계는 세계패권”이라며 “유럽·미주 팀들과 수준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모르지만 경기를 통해 수준을 알고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 한국여자핸드볼 AG 5연패
허영숙(31·덴마크 콜딩), 허순영(31·일본 오므론), 우선희(28·삼척시청). 대한민국 ‘아줌마 3인방’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 투혼을 발휘해 은메달을 일궈냈던 이들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금메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14일 새벽(한국시각) 여자핸드볼 결승전. 한국은 평균 키 1m80인 카자흐스탄의 파상공세에 밀려 전반 막판까지 3~4점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위기 때 더욱 똘똘 뭉쳤다. 전반 21분, 8-12로 뒤지던 점수는 후반 15분 23-16으로 바뀌어 있었다. 한국은 24분 동안 무려 15골을 몰아넣은 반면, 카자흐스탄의 공격은 단 4점으로 막았다. 최종 스코어는 29-22. 아시아경기대회 5연패의 금자탑을 쌓는 순간이었다. 강태구(45) 감독은 경기 뒤 “우리나라 아줌마들의 힘은 대단했다. 그 힘에 나도 놀랐다”며 공을 ‘아줌마들’에게 돌렸다. 이번 대회 ‘아줌마들’의 성적을 보면 강 감독이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다. 부동의 ‘세계 베스트7’ 우선희는 30골로 팀내 1위, 전체 4위에 올랐다. 7m 던지기 득점은 1개에 불과해 ‘순도’로 따지면 챔피언감이다. 슛성공율(81%) 1위가 이를 말해준다. 결승에서는 빈혈증세를 보이면서도 무려 6골을 넣었다. ‘왕언니’ 허영숙은 체력이 달려 결승에선 4골 밖에 넣지 못했지만 예선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12도움주기로 이 부문 5위에 올랐다. ‘수비전문’ 허순영은 가로채기 6위(평균 2.3개)와 블록슛 4위(1.5개)로 ‘철벽수비’를 구축했다. 강 감독은 “열심히 뛰어 준 세 선수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14일(한국시각) 카타르스포츠클럽에서 열린 여자축구 결승전. 북한은 숙적 일본과 전·후반과 연장 120분 혈투를 득점없이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해 금메달을 따냈다.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은 아시아경기대회 2연패. 아시아 최강자(국제축구연맹 랭킹 7위)의 면모를 과시했다. 소문난 북한여자축구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남자축구 뺨칠 만큼 줄기차게 뛰고, 박진감있는 플레이로 관중의 혼을 뺀다. 한 외국인은 “이 경기가 여자축구 맞느냐. 내가 축구를 제법 많이 봤는데 가장 환상적인 플레이”라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개막식 남북공동입장 북쪽 기수인 리금숙과 길선희를 투톱에 놓고, 김경화·리은숙이 날개로 나선 북한은 초반부터 압박과 스피드를 앞세워 밀물공세를 퍼부었다. 잇따른 발리슛과 중거리포가 불을 뿜자, 전반 초반 일본 수비진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전반 슈팅수 9-0. 후반 들어서도 공세를 퍼부었지만 공은 살짝살짝 골대를 벗어나는 등 골운이 지독하게 따르지 않았다. 연장 들어서도 리은경의 강슛이 터졌고, 일본의 골키퍼 후쿠모토의 신들린 다이빙 선방이 없었다면 서너골은 터졌을 것이다. 피말리는 승부차기에서 골키퍼 전명희는 일본 1, 2번 선수의 킥을 기막히게 막아냈다. 반면, 리금숙 리은경 허순희 정복심은 두둑한 배짱으로 킥을 100% 네트에 꽂아 감격의 정상에 올랐다. 김광민 북한팀 감독은 “우리는 이미 아시아 팀들을 능히 제압했다. 첫 단계 목표는 아시아였고, 다음 단계는 세계패권”이라며 “유럽·미주 팀들과 수준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아직 모르지만 경기를 통해 수준을 알고 대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하/송호진 기자 dmzsong@hani.co.kr
‘이 순간을 기다렸다!’ 한국 여자핸드볼 선수들이 14일(한국시각) 금메달을 목에 걸고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하/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허영숙(31·덴마크 콜딩), 허순영(31·일본 오므론), 우선희(28·삼척시청). 대한민국 ‘아줌마 3인방’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2004 아테네올림픽 때 투혼을 발휘해 은메달을 일궈냈던 이들은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도 금메달의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14일 새벽(한국시각) 여자핸드볼 결승전. 한국은 평균 키 1m80인 카자흐스탄의 파상공세에 밀려 전반 막판까지 3~4점차로 끌려갔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위기 때 더욱 똘똘 뭉쳤다. 전반 21분, 8-12로 뒤지던 점수는 후반 15분 23-16으로 바뀌어 있었다. 한국은 24분 동안 무려 15골을 몰아넣은 반면, 카자흐스탄의 공격은 단 4점으로 막았다. 최종 스코어는 29-22. 아시아경기대회 5연패의 금자탑을 쌓는 순간이었다. 강태구(45) 감독은 경기 뒤 “우리나라 아줌마들의 힘은 대단했다. 그 힘에 나도 놀랐다”며 공을 ‘아줌마들’에게 돌렸다. 이번 대회 ‘아줌마들’의 성적을 보면 강 감독이 괜히 하는 소리가 아니다. 부동의 ‘세계 베스트7’ 우선희는 30골로 팀내 1위, 전체 4위에 올랐다. 7m 던지기 득점은 1개에 불과해 ‘순도’로 따지면 챔피언감이다. 슛성공율(81%) 1위가 이를 말해준다. 결승에서는 빈혈증세를 보이면서도 무려 6골을 넣었다. ‘왕언니’ 허영숙은 체력이 달려 결승에선 4골 밖에 넣지 못했지만 예선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12도움주기로 이 부문 5위에 올랐다. ‘수비전문’ 허순영은 가로채기 6위(평균 2.3개)와 블록슛 4위(1.5개)로 ‘철벽수비’를 구축했다. 강 감독은 “열심히 뛰어 준 세 선수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도하/박현철 기자 fkcoo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